안덕마을 주차장에서 바라본 마을 전경. 사진=손진석 기자
안덕마을 주차장에서 바라본 마을 전경. 사진=손진석 기자

[비즈월드]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사회적 격리 상황으로 마음과 몸이 나도 모르게 지쳐가는 요즈음 여행은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더욱이 치유를 위한 여행이라면 더욱 좋다.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와 고생한 나를 위해 또는 가족들과 치유여행을 떠나보자.

이번에 오로지 나를 위한 치유여행을 떠나보기로 했다. 서울에서 차로 약 4시간 거리에 있는 전라북도 완주군 구이 안덕 건강힐링 체험마을에서 몸과 마음의 치유의 시간을 가졌다. 

꽈배기집 젊은 사장이 꽈배기를 튀기고 있다. 사진=손진석 기자
꽈배기집 젊은 사장이 꽈배기를 튀기고 있다. 사진=손진석 기자

◆ 자꾸 손이 가는 꽈배기, 청년 사장의 자부심  

언제나 여행을 떠나면 목적지 인근에서 배가 출출해진다. 마침 전주에 거주하는 지인으로부터 추천받은 맛집이 전주나들목에서 30여분 거리에 있어 찾아갔다.

전주 필봉국악전수관 인근에 있는 샘골이라는 맛집은 메인 메뉴보다 꽈배기로 유명한 곳이다. 꽈배기야 특별할 것이 없어 보이지만 각 가게마다 독특한 맛이 있다. 주차하고 낮은 언덕을 올라 가게문을 열면 바로 꽈배기 판매대가 보인다. 배가 고파 팔고 있는 꽈배기 하나를 사서 먹는 순간 독특한 식감에 또 손이 갔다. 

추천 받은 맛집의 주요 음식들도 지역 식재료와 음식점 주인이 직접 담근 장류들로 음식을 만들어 매우 좋았다. 그러나 유독 꽈배기의 맛은 인상이 깊었다. 

이곳 꽈배기 사장은 특이하게도 창업을 부모님이 운영하는 외떨어진 음식점에서 시작했다. 꽈배기를 만들고 있는 젊은 사장(진영수. 27)은 대학 졸업 후 건설 일을 해오다 코로나로 일거리가 줄어 꽈배기 만드는 방법을 배워 창업을 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사람이 많은 시내가 아닌 이곳에서 창업을 한 이유가 맛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고집이 있었다며, 창업 후 4개월이 지난 지금은 꽈배기를 사기 위해 손님들이 줄을 서고 있다고 자부심을 비췄다. 완주에 오면 다시 이곳에서 꽈배기를 맛보러 올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번 여행에서는 뜻밖에 만난 나만의 맛집을 하나 찾았다.

안덕마을 한옥펜션 모습. 사진=손진석 기자
안덕마을 한옥펜션 모습. 사진=손진석 기자

◆ 한방 치료와 찜질 그리고 자연이 주는 휴식처 ‘안덕마을’

이제 치유를 위한 이번 여행의 목적지인 안덕마을로 출발했다. 맛집에서 약 20여분 거리에 있는 이 곳은 건강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힐링(치유)여행을 위한 웰니스(wellness) 관광지로 2021년 한국관광공사 추천 여행지다.

웰니스는 웰빙(well-being)과 건강(fitness) 또는 행복(Hapiness)의 합성어로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이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상태를 말한다. 단순한 신제척 건강뿐아니라 정신적 건강과 사회적 건강상태 등 여러 측면에서 웰빙이라는 개념이 확장된 것이 웰니스라는 단어다.

최근 웰니스관광 시장은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해외여행이라는 핵심동력을 잃은 국내 여행업계에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심신을 다스리는 힐링 콘셉트로 주목받기 시작해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아지면서 재조명받고 있다.

안덕마을 한의원과 찜질방 모습. 사진=손진석 기자
안덕마을 한의원과 찜질방 모습. 사진=손진석 기자

전라북도 완주군에 위치한 구이 안덕 건강힐링 체험마을은 한의원과 한증막을 이용한 건강힐링체험 콘셉트로 운영되고 있는 곳이다. 안덕마을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한옥 펜션이 눈에 띈다. 그리고 마을 가운데로 흐르는 실개천과 멀리 한의원과 찜질방이 보인다. 

안덕마을에는 100여명이 묵을 수 있는 황토방 등 19개동의 숙박시설과 회의실, 식당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한옥펜션의 넉넉한 실내와 평상이 놓인 마당에서 일찍 찾아온 더워를 식히면서 수박 한입 먹으며 시간을 보내도 좋다. 또 늦은 밤 하늘의 별을 헤아려 보기에도 좋아 보였다. 더욱이 넓은 마당 한편에 마련된 화로에 삼겹살을 굽고 소주 한잔을 마셔도 좋을 듯 했다.

안덕마을의 대표 체험 프로그램인 마을 민속한의원에서 진맥과 한방 진료로 처방된 자기장치료실, 세라잼V3(척추온열치료실), 왕쑥뜸실, 원적외선온열돔실 치료를 통해 몸이 불편하지 않은 사람도 한방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그동안 어딘지 모르게 불편함이 있어 한의원에서 진맥을 통한 진료를 하고 처방으로 침을 맞았다. 또 왕쑥뜸과 척추 온열치료를 했다. 이 곳 한의원에는 다른 한의원에서 보기 힘든 치료기인 자기장치료기가 있어 방문객들에 인기가 있다. 한의원에서 치료는 그동안 삐걱거렸던 몸이 치유되는 개운함을 맛볼 수 있다. 

안덕마을 한옥펜션 전경. 사진=손진석 기자
안덕마을 한옥펜션 전경. 사진=손진석 기자

안덕마을 한의원은 전문 한의원이기 때문에 전문 진료과목인 만성비염(콧물, 재치기, 코막힘)을 비롯해 소화장애, 이명, 두통, 수족냉증, 목, 어깨, 허리, 고관절, 무릎 통증 등의 일반 한의원과 동일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치료비는 건강보험이 연계돼 매우 저렴하게 한방치료를 받을 수 있다.  

강태운 안덕민속한의원 원장은 “개원하자마자 코로나19로 소문나기도 전에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져서 일부 프로그램들이 중단된 상태이긴 하지만, 5월 가정의 달을 기점으로 부모님과 함께 효(孝) 관광을 겸한 가족단위의 여행객들이 알음알음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 원장은 “모든 병은 마음과 음식을 통해서 생겨나는 법”이라며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아주 쉬운 방법으로 마음을 비우고, 잘 먹고, 자세(생활)를 바르게 하면 된다”며 소담스런 웃음을 보였다.

한의원에서 강 원장은 환자들(관광객들)의 꼼꼼한 진료 외에 한가한 시간에는 환자들과 재미난 아재개그를 선보여 시간가는 줄 모르게 한다. 이 또한 평소 해보지 못한 힐링일 것이다. 작은 웃음에 세상 근심 걱정이 달아나니 이것이 곧 휴식과 치료가 아닌가 싶다.

한방 치료를 위한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손진석 기자
한방 치료를 위한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손진석 기자

안덕마을 최고의 인기 프로그램은 한방 치료에 이은 한증막에서의 휴식이다. 전통구들방식으로 황토흙과 느릅나무 껍질 등 10여 가지 한약재를 섞어 만든 황토 한증막과 50여m에 이르는 일제 강점기 금광동굴 냉탕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안덕마을 식당에 들어서니 채소를 가득 담아온 동네주민이 인사를 나누면서 부지런히 채소를 다듬고 있었다. 이곳 식당은 안덕마을에서 주민들이 채취한 각종 계절 나물로 만들어 제공한다. 식대는 단돈 2000원에 불과해 어디에서도 맛 볼 수 없는 웰빙식을 저렴하게 이용 가능하다.  

나의 마음과 몸을 치유해준 안덕마을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우울해진 기분을 전환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가벼운 산책‧산행과 음식, 한방 치료, 찜질 등 힐링을 위한 최적의 장소이다. 또 황토로 지어진 한옥펜션에서 하룻밤은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1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색장정미소 카페 전경. 사진=손진석 기자
1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색장정미소 카페 전경. 사진=손진석 기자

◆ 명화마을 100년된 색장정미소 카페에서 차 한잔의 여유

안덕마을에서 하루를 뒤로하고 이제 집으로 복귀해야 하는 시간. 무언지 아쉽다. 그래서 이색카페를 찾아 여행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전주 외곽에 알려지지 않은 명화마을이 있다. 이곳에 들어서면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솜씨 좋은 어르신이 만들어 둔 바람개비와 비행기 등 장난감이 반겨준다. 이 마을은 이제 조성을 시작한 곳으로 마을 곳곳에 세계적인 명화를 벽화에 그리려한다고 마을 어귀에서 만난 주민이 설명했다.

현재는 고흐의 그림 몇 점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그려져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바로 이 마을 외곽에 100년의 역사를 가진 고풍스러운 카페가 위치하고 있다.

카페를 찾기 위해 몇 번 길을 지나쳤다. 입구에 색장정미소라는 간판을 보고 진입해야 카페로 갈 수 있다. 그래도 입간판에는 다행히 커피잔 하나가 그려져 있어 카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색장정미소 카페 내부. 사진=손진석 기자
색장정미소 카페 내부. 사진=손진석 기자

진입로를 지나 처음 마주한 카페는 빨강색 철재 지붕에 100년의 세월을 이겨낸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외관은 어릴적 기억하는 정미소의 모습을 그대로 였다. 오래된 나무문을 열고 카페에 들어서면 편안하고 여유로운 모습의 매력적인 공간이 반겨준다.

이곳에는 커피와 음료 등도 있지만 쌍화차와 같은 전통차도 판매하고 있다. 차가 준비되는 동안 건물 2층과 3층을 탐험하는가 하면, 1층에 전시돼 있는 그림을 감상하거나 전시하고 있는 오래된 소품들을 구경하며 카페 사장님과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며 기억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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