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4.7명 중 1명꼴로 사용하는 등 오남용 논란…UN도 적극 대응 나섰지만 대체 신약 시급

tvN 드라마 '빈센조'에서 핵심 내용인 '마약성 진통제'는 오남용 등 사회적 문제로 커지고 있다. 사진=tvN
tvN 드라마 '빈센조'에서 핵심 내용인 '마약성 진통제'는 오남용 등 사회적 문제로 커지고 있다. 사진=tvN

[비즈월드]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tvN 드라마 '빈센조'에서는 '마약성 진통제'를 생산해 유통하려는 바벨제약과 이를 막으려는 빈센조(송중기 분)의 대립이 그려지고 있다. 드라마 핵심이 되는 마약성 진통제는 우리 생활에서도 흔하게 쓰이고 있고 미국에서는 오남용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마약성 진통제에 대해 짚어본다.

◆생각보다 흔한 마약성 진통제…국민 14.7명 중 1명꼴로 사용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마약성 진통제의 효능을 대체할 수 있는 비마약성 진통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수술 중이나 수술 후 통증 조절에 마약성 진통제가 주로 처방되고 있으며 출산할 때 '무통주사'로 사용되는 자가통증조절기(PCA)에도 마약성 진통제와 소염진통제 등이 주 약제로 이용된다.

또 암성 통증, 신경병증성 통증, 척추 통증을 비롯한 만성 통증에도 마약성 진통제가 사용된다. 드라마 빈센조에서는 주인공이 마약성 진통제의 유통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지만 실제 우리 생활 속에서는 생각보다 흔하게 사용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발표한 2019년 의료용 마약류 사용 현황 분석 결과를 보면 2019년 전체 국민 중 353만명에 해당하는 환자가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았다. 이는 국민 약 14.7명 중 1명이 마약성 진통제를 이용한 꼴이다.

◆미국선 마약성 진통제가 사회적 이슈로…'오피오이드 크라이시스' 터져

마약성 진통제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전 세계 마약성 진통제 유통량의 80%가 소비되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은 오남용 문제가 심각하다.

비싼 의료비 문제로 미국 환자들은 근본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고 저렴한 마약성 진통제로 통증을 주로 해결하고 있다. 특히 처방 시 용량 제한이 없어 중독된 환자들이 늘어나는 등 오남용 논란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미 중독된 환자들이 마약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서 오늘날 '오피오이드(아편계 진통제) 크라이시스'라 불리는 사회문제까지 불거겼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18년까지 23만3000명 이상의 미국인이 오피오이드 오남용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미국에서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집에서 격리된 생활이 계속되면서 오피오이드 과다 복용으로 병원을 찾은 사례도 29%나 증가했고 사망도 17%나 늘었다.

◆세계적 골칫거리 '마약성 진통제' 문제, 어떻게 극복하나

미국을 비롯해 마약성 진통제 논란이 커지자 UN이 나섰다. UN은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으로 사망한 사람이 전 세계 약물 관련 사망자의 3분의 2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사태를 밝히며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마약성 진통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대응에 나섰다.

UN은 통합된 오피오이드 전략을 통해 UN 회원국들이 대처할 수 있도록 관련된 정보를 전달하고 이를 알리는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도입하는 중이다.

오피오이드를 대체할 수 있는 높은 효능의 진통제 개발도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바우닥스 바이오(Baudax Bio)라는 기업이 급성 중등도 통증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비마약성 정맥주사형 소염진통제를 개발, 지난해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바이오 기업 비보존(Vivozon)이 미국과 한국에서 3상 임상시험에 도전하고 있다. 수술 후 통증을 중심으로 중등도 이상 통증에 적용 가능한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란제린(VVZ-149)'이 그 주인공으로 오피오이드와 유사하게 중추신경과 말초신경 모두에서 통증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마약성 진통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마약성 진통제 문제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루빨리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신약이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발 신약이 전 세계 마약성 진통제 시장을 대체해 나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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