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양약품 창업주인 위제(暐齊) 정형식(鄭亨植) 명예회장. 사진=일양약품 제공

일양약품 창업주인 위제(暐齊) 정형식(鄭亨植) 명예회장이 지난 27일 오후 3시 19분 향년 97세 일기로 타계했다.

정 명예회장은 대한민국의 제약보국 실현과 국민건강을 위해 평생 제약 외길을 걸어온 인물이다. 1938년 약관 17세에 제약업계에 첫 입문한 고인은 1946년 일양약품의 전신인 공신약업사를 창업했다. 이후 그는 제약인으로 대한민국 의약품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한편 국민 건강을 위해 평생을 헌신했다.

약방을 경영하던 20대 시절 정 명예회장은 일본 제약서적을 탐독하고 분석하며 스스로 위장약을 복합 조제했다. 그는 이를 발전시켜 1957년 7월 일양약품 제1호 의약품 '노루모'의 탄생을 이끌었다. 당시 그의 꿈이던 '제약보국'의 삶을 실현시키기 위한 첫 단추였다.

이어 척박했던 국내 환경과 보건 상황을 고려해 그는 국내 필수의약품 개발에 열정을 바쳤다. 1960년대 최신식 생산시설 등 과감한 투자를 시작했으며 본격적인 신제품 개발과 함께 다각적인 현대식 경영 전환을 시작했다.

1971년 6월에는 오늘날 일양약품을 제약산업의 반석 위에 올려 놓은 국내 최초 인삼드링크 '원비-D'를 발매한다. 기업의 향상은 물론 지치고 힘들었던 지난 시절을 위로했던 온 국민의 피로회복제로 지금도 그 영광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고인은 중국 대륙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으로 급부상 할 것이라는 평소 의지를 실천에 옮겨 '통화일양'과 '양주일양'을 현지에 설립했다. 이를 바탕으로 1995년 중국 시장 원비-D 수출 1억병 돌파로 '산업포장'을 수상한 바 있으며 다음 해에는 제약업계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정 명예회장은 우리의 의약품을 세계에 알리는 길은 오직 '신약'임을 강조하고 드링크와 일반의약품에서 얻은 수익을 치료제와 신약개발 등에 쏟아부었다. 적극적으로 신물질 개발을 추진했으며 차세대 항궤양제 연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그 결과 미국, 일본 등에서 특허를 획득한 항궤양제 신약 '놀텍'을 개발했고 아시아 최초로 슈퍼 백혈병 치료제인 '슈펙트'까지 완성했다.

또 정 명예회장은 일양약품의 성장을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평소 '정치나 기업은 정도를 택해야 한다'라는 말을 강조했으며 '기업 방향의 정도를 면밀히 설정해야 역동적이고 건강한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고인의 얘기는 일양약품의 기업 지침이 되고 있다.

실제로 일양약품은 고인의 정신을 이어받아 모든 업무와 영업활동에서 정도만을 고집하고 있다. 정도를 통한 기업 이윤의 사회환원운동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으며 기업과 사회 모두가 상생을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하는 중이다.

이 외에도 정 명예회장은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회장 및 부회장, 대한약품공업협회 부회장, 대한상공회의소 제 13대 상임위원 피선 등을 역임했다.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상 수장, 금탑산업훈장 등 다수의 표창도 수여받았다.

한편 정 명예회장은 유족으로 부인 이영자 여사와 장남 정도언 회장(일양약품), 차남 정영준 회장(동방에프티엘), 3남 정재형 사장(東京 J TRADING), 4남 정재훈 사장(동방에프티엘), 딸 정성혜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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