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용진 여기어때 PR매니저

스타트업에 인재와 돈이 몰린다. 시장과 산업의 판도를 흔드는 혁신적인 기업에 자본과 인재가 모이는 건 당연하다. 하버드 대학 교수를 박차고 나온 에어비앤비 수석 이코노미스트 피터 콜스의 주장처럼 산업 내 '교차수분(cross-pollination)'은 한층 활발해질 전망이다. 식물이 다른 개체의 꽃가루를 이식받아 수분하는 행위를 뜻한다. 최근 부상하는 기업에 인재가 합류하는 흐름을 설명하는 적절한 비유다.

여기어때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채용을 진행 중이다. 숙박O2O 산업을 리딩하는 회사의 근간인 R&D 센터를 비롯해 오프라인 호텔 프랜차이즈 사업부문 HOTEL여기어때 등 다양한 부문에서 광범위한 채용을 실시한다. 최근 실리콘밸리의 새 채용 방식으로 떠오른 '애퀴하이어(acquisition 인수와 hire 고용의 합성어, 스타트업을 통째로 인수해 인재를 챙기는 방식)'도 결국 과감한 ‘인재 모시기’ 전략이다. 명백한 것은 혁신 기술로 산업을 선도하는 스타트업이 많은 인재의 발길을 이끈다는 점이다.

근무문화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산업계 화두로 떠오른 근무시간 단축이 대표적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서로 다른 분야에서 모인 사람들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유연하고 효율적인 근무 패러다임을 구축해 간다. 여기어때는 주 35시간 근무제, 월요일 오후 1시 출근제도를 안착시켰는데, 조직에 활기가 생겼다. “회사가 정한 절대근무시간 축소로 인생이 달라졌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기업의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여러 지표는 '청신호'다. 물론 근무 시간 축소와 경쟁력이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을 측정할 수는 없겠지만, 전혀 무관하다고 단정지을 수도 없다. 여기어때는 근무 시간을 줄인 이후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가 향상되는 등 고무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근무 시간 단축은 산업 전반으로 뻗어갈 태세다. ‘노동 없는 미래’의 저자 팀 던럽 박사는 “10년 내 3시간 만 일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주장했다. 기술발달로 인간의 노동이 줄어드는 ‘탈 노동 시대’가 온다는 것. 이는 근무 시간으로 개인 역량을 평가하는 시대가 저문다는 예측이다. 이제는 근무 혁신을 고민해야 한다. ‘혁신의 메카’ 실리콘벨리의 많은 스타트업은 원격, 탄력 등 다양한 근무 제도를 실험하며, 기존 근로 방식에 반기를 든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2018 주요 디지털 기술/산업 이슈' 보고서를 통해 향후 도래할 미래는 ‘초지능화’ ‘초자동화’ ‘초연결화’ ‘초융합화’라는 흐름을 제시했다. 연결되고, 융합되며, 자동화 되는 시대에 근무시간은 중요한 가치가 아닐 수 있다. 결국 선제적으로 근무제도를 재정비한 스타트업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우위를 점한다. 지금 우리가 목도하는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파고 앞에서 근무 혁신은 불가피하다.

지용진 여기어때 PR매니저

(*이 기고문은 비즈월드의 편집방향과 달리 기고자 개인의 의견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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