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1분기 실적으로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영향으로 업체별 성적표가 크게 엇갈렸다. 서울 한 백화점에 입점한 의류전문 매장 모습. 소비자들이 이동을 자제하면서 손님이 없이 텅텅비어 있다. 사진=정재훈기자
유통업계가 1분기 실적으로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영향으로 업체별 성적표가 크게 엇갈렸다. 서울 한 백화점에 입점한 한 대형 의류전문 매장 모습. 소비자들이 이동을 자제하면서 손님이 없이 텅텅비어 있다. 사진=정재훈기자

[비즈월드] 유통업계가 1분기 실적으로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영향으로 업체별 성적표가 크게 엇갈렸다.

먼저 백화점 업계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신세계는 올해 1분기(1~3월)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1조5168억원)보다 21.1% 줄어든 1조1968억원이라고 지난 12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한 32억원에 그쳤다.

코로나 사태로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면세점(DF)이 주요 계열사 중 가장 많은 적자를 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5% 감소한 4889억원이었고, 영업손실이 324억원이었다.

현대백화점이 발표한 1분기 연결 기준 총매출은 1조383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6% 줄었고, 순매출액은 4496억원으로 13.7% 내려 앉았다. 영업이익은 149억원으로 80.2% 급락했다.

14일 발표가 예정된 롯데백화점 실적 역시 백화점 가운데 가장 큰 영업이익 하락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이마트의 경우 올해 1분기 매출 5조2108억원, 영업이익 484억원을 달성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3.6%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34.8%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에 비해 매출은 7.8%, 영업이익은 584억원 늘어났다.

지난 2·3월 이마트 매장들이 방역을 위해 잦은 휴점을 단행했던 것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성과라는 평가다. △그로서리 매장 강화 △트레이더스의 꾸준한 성장 △전문점 사업 수익성 확보 등이 매출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레이더스는 코로나19로 집밥 문화가 활성화되면서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이 21.8%, 영업이익이 22.4% 증가했다. 노브랜드 전문점은 2015년 사업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25억원 흑자를 냈다.

이마트의 자회사들도 수익 개선을 이뤘다.

SSG닷컴의 올해 1분기 매출은 91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197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이후 처음으로 100억원대에 진입했다. △식료품 배송량 증가 △온라인스토어 '네오003'의 물량 확대 △베이킹센터 '트레 또' 출시 등이 호실적의 요인으로 꼽힌다.

이마트에브리데이와 신세계TV쇼핑도 코로나19 반사이익 효과로 매출·영업이익이 올랐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3.8% 증가한 3385억원, 영업이익은 5배 이상 상승한 114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TV쇼핑도 매출 486억원, 영업이익 28억원이라는 실적을 내며 전 분기에 이어 좋은 성적을 이어갔다. 이마트24도 적자 폭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억원 줄었다.

올해로 창립 19주년을 맞은 NS홈쇼핑과 현대홈쇼핑이 1분기에 희비가 엇갈렸다.

NS홈쇼핑의 1분기 취급고는 369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5% 늘었다.

영업이익은 1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0% 신장했다. 특히 건강식품의 매출 비중은 28.5%로 지난해 1분기보다 1.4%포인트 상승했고 일반식품 매출 비중은 30.7%로 전년 동기보다 0.7%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현대홈쇼핑의 취급고는 1조8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3.2% 올랐고 영업이익은 28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15.1% 줄었다.

지난해 1분기 일회성 이익(부가세 경정청구 환입 58억원) 반영으로 세금이 일부 환급된 것을 제외해도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0.4% 감소한 수준(337억원)이다. 수익성이 낮은 렌털·가전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고 할인 행사를 늘린 것이 요인으로 꼽힌다.

GS홈쇼핑은 1분기 매출액이 2978억원으로 8.2% 늘었다고 밝혔다. 취급액도 1조9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319억원으로 16.9%, 당기순이익은 318억원으로 11.9% 감소했다.

GS홈쇼핑은 취급액과 매출액이 코로나19 영향으로 건강식품, 일반식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또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일회성 이익 발생으로 인한 기고 효과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채널 별로는 모바일 중심 성장세가 계속됐다. 모바일 쇼핑 취급액은 구매고객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4.0% 늘어난 5934억원을 기록했다. 모바일 쇼핑이 전체 취급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4.2%다. 같은 기간 TV쇼핑은 4111억원으로 0.4% 늘어났다.

GS홈쇼핑은 모바일 중심으로 성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1분기 기준 모바일 쇼핑앱 다운로드 수는 중복을 제외하고 3570만건을 넘어섰다.

CJ오쇼핑의 매출은 375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16% 향상됐다.

'A+G' '셀럽숍' '베라왕' '오덴세' 등 단독브랜드의 1~3월 취급고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5.8% 오르면서 외형 성장을 견인했다. 수익 중심의 편성과 식품‧생활용품의 수요 증가도 매출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대비 9.8% 감소한 379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2분기에 여름 상품에 중점을 두는 동시에 모바일 사업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GS리테일이 코로나19 여파에도 역대 최고 1분기 실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GS리테일은 2020년 1분기 매출 2조1419억원, 영업이익 888억원, 당기순이익 494억원을 달성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4.7% 성장했다.

편의점 GS25 사업 매출은 1조6028억원, 영업이익은 40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각각 2.9%, 51.3% 상승했다. △경영주와의 동반 성장 △차별화된 상품 개발 △서비스 플랫폼 사업 확장 등 전략이 매출을 견인했다.

슈퍼마켓 GS더프레시는 25개의 저효율 점포를 정리한 영향으로 매출이 지난해 1분기 대비 8.2% 줄어든 3451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보다 212억원 증가한 164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온라인 몰 GS프레시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8.7% 오른 397억원으로 나타났다. 2019년 11월 완공된 강서 자동화 물류센터에 디지털피킹시스템(DPS)을 구축되면서 운영 효율성이 개선됐다.

반면 자회사인 파르나스호텔의 1분기 매출은 45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32.9% 감소했다. 이 호텔은 개관 30주년 기념으로 지난 1월부터 보수작업을 진행하고 객실 영업을 중단했다. 그러나 올해 말 재개관을 앞두고 있어 매출 반등의 여지는 충분하다.

수출 사업도 전망이 밝다. GS리테일은 150여 종의 자체브랜드 상품과 집기류 등 약 60개의 비식품류 상품을 22개국에 수출해 1분기에만 14억원의 실적을 냈다.

첫 수출이 이뤄진 2017년(약 2억 원)과 지난해(30억 원)의 연간 수출액과 비교해 크게 개선된 수치다. 이에 GS리테일은 연내 수출 실적 50억 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급락했다. BGF리테일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8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9.7%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BGF리테일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조39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올랐다. BGF리테일은 공항이나 대학가, 관광지에 위치한 매장 비중이 다른 업체보다 상대적으로 높아 코로나 사태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BGF리테일의 실적 악화 영향으로 지주사인 BGF도 적자 전환했다. BGF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2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영업이익 4억원)와 비교해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47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7% 감소했다. 순손실은 42억원을 기록했다.

인터파크는 2020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064억 원, 영업손실은 14억 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5% 감소했다.

렌털업계는 '코로나19'에도 1분기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먼저 코웨이는 올 1분기 매출 7689억3700만원, 영업이익 1388억6300만원, 당기순이익 1015억56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8.4%, 2.7%, 1.2% 성장한 수치다.

이번 실적은 코웨이 렌털 계정이 늘면서 가능했다. 특히 해외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법인은 높아지는 소비자 관심에 렌털 상품을 다양화 하며 고객몰이에 적극 나서고 있고 미국 법인의 공기청정기와 비데 판매도 늘었다.

교원그룹의 웰스는 2019년 1분기 대비 16% 상승한 495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분기 렌털 상품 판매는 33.6%나 증가했다. 웰스의 가파른 성장세는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와 고객 요구에 맞는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이뤄졌다.

웰스는 지난해 '웰스 더원' 시스템 정수기를 시작으로 LED마스크, 의류관리기, 에어컨 등 전략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게다가 공유렌털 1호 상품인 식물재배기 '웰스팜'이 웰스가 보유한 상품군 중 가장 큰 188% 성장률을 보일 정도로 공유렌털 서비스도 인기가 많았다.

SK매직도 선전했다. SK매직의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7%, 44.5% 늘어난 2326억원과 228억원이었다. 특히 렌털 부문 매출액은 1626억원으로 2019년 1분기(1071억원)보다 51.8% 올랐다.

1분기 순항한 렌털업계의 성장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건강·위생가전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수기, 식기세척기, 공기청정기 등 국내 렌털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제품 판매가 호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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