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06-07 08:05 (일)
日 롯데홀딩스 주주·임직원, 신동주 전 부회장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는?…日 법원 판결 살펴보니
日 롯데홀딩스 주주·임직원, 신동주 전 부회장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는?…日 법원 판결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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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비즈월드 DB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비즈월드 DB

[비즈월드]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은 지난달 28일, 오는 6월 말로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또 다시 아우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해임 안건을 제출했다.

2016년부터 시작된 신 전 부회장의 이 같은 도전은 이번이 벌써 여섯 번째다. 신 전 부회장 측에 따르면 본인이 제안한 화해 방법을 신동빈 회장이 받아주지 않고 있는 것도 해임안 제출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SDJ코퍼레이션 측은 이날 "앞서 신동주 회장은 수차례 신동빈 회장과 화해 접촉을 시도하고 대법원에 신동빈 회장을 위한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롯데그룹의 경영 안정화를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면서 "현재 롯데그룹의 경영 악화로 신동주 회장의 우려가 커진 상황이며 이번 주주제안은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롯데그룹의 준법 경영을 이끌어 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강조했다.

신 전 부회장이 원하는 화해 방법은 본인이 일본 롯데 경영을 맡고 신동빈 회장이 한국 롯데 경영을 맡는 식이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 바람대로 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설령 신동빈 회장이 개인 차원에서 허락한다고 가정해도 주주와 임직원들이 받아 들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는 신 전 부회장이 2014년 말부터 이듬해 초에 걸쳐 일본 롯데 경영에서 차례로 해임된 배경에서 찾을 수 있다.

◆ '몰래 엿 보는 것' 좋아했던 신동주

신 전 부회장이 해임된 이유는 몰래카메라를 활용한 일명 '풀리카(POOLIKA)'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배임행위와 외부업체를 통해 임직원 메일을 불법적으로 취득했던 두 가지 사건에 기인한다. 즉 몰래카메라를 활용한 사업과 직원들의 e메일을 몰래 엿본 사실 때문에 해임된 것이다.

풀리카 사업은 일본 내 유통점 상품 진열 상황을 '몰래카메라'로 촬영하고 이를 마케팅에 이용하는 데이터 수집과 활용 프로젝트였다.

2011년 기획 단계에서부터 소매점포의 동의 없이 사업 현장을 촬영하는 이른바 '도둑촬영' 방식의 데이터 수집 방식으로 인해 일본 롯데의 내부 반발이 매우 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창업주의 장남이라는 위치로 인해 사업이 개시되기는 했지만 과도하고 불투명한 사업비 집행으로 인해 수십억 원에 이르는 예산이 별다른 성과도 거두지 못한 채 허공으로 증발해 버렸다.

이 과정에서 신 전 부회장은 회사가 규정한 사업비 집행 프로세스를 무시했고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실무자를 압박해 추가예산을 배정하고자 하는 등 직권을 남용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신 전 부회장은 자신의 대학 동창이 대표를 맡은 '인포메이션 앤드 컨트롤 연구소(ICL)'와 계약을 체결해 롯데그룹 공용서버의 유지·보수를 위탁하기도 했다.

이 회사를 통해 일본 롯데 실무자나 임원들의 메일을 제공받아 풀리카 사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자신의 해임 안건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등을 사찰하기도 했다는 의혹마저 받고 있다.

◆ 일본 법원, '신동주는 준법의식 현저히 결여'

신동주 전 부회장의 해임이 정당하다는 사실은 일본 법원을 통해서도 인정됐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 롯데물산 등 일본 내 4개 계열사를 상대로 자신의 해임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도쿄 지방법원은 2018년 3월 신 전 부회장이 임원으로서 현저하게 부적합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당시 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신 전 부회장이 강행한 풀리카 사업에 대해 "해당 행위는 경영자로서의 적격성에 의문을 가지게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해임의 정당한 이유의 근거가 된다고 판시했다.

소매점포의 상품진열 상황을 몰래 촬영해 유의미한 데이터를 만들어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은 위법 가능성이 높고 무엇보다 롯데와 소매업자 간 신뢰 관계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법원은 판단했다.

또 법원은 신 전 부회장이 본인의 친구가 운영하는 이메일 시스템 제공업체를 통해 임직원들의 전자메일 정보를 부당하게 취득한 점도 인정된다면서 "준법의식이 현저히 결여됐다"라고 지적했다.

즉, 신 전 부회장이 해임된 이유는 중대한 컴플라이언스 위반 때문이라는 점이 법원에 의해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이다. 신 전 부회장은 항소와 상고를 이어갔으나 최종적으로 패소했다.

◆ 신동주의 경영복귀, 주주와 임직원이 허락 안 할 듯

신 전 부회장은 그동안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을 앞두고 △본인의 경영복귀 △본인이 원하는 인물을 이사로 선임 △신동빈 회장의 해임 △기존 이사진 해임 등 다양한 안건을 제출했었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이 유리했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표 대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고 있는 롯데홀딩스종업원지주회 소속 직원들에게 각각 20억원 이상을 안겨주겠다고 회유했을 때도, 그리고 신동빈 회장이 구치소에 있을 때도 주주와 이사회는 신 전 부회장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주주와 임직원들이 신 전 부회장의 손을 들어주지 않은 이유는 자명하다. 일본 법원의 판결문 표현을 빌리자면 '경영자로서 적격성에 의문을 가지게 되며, 준법의식이 현저히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해당 내용과 관련해 신동주 전 부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SDJ코퍼레이션의 홍보대행사 담당자에게 문의했지만 "(해당 사실에 대해 이 대행사 관계자는) 홍보대행을 맡은 기간이외의 일로 (일본 법원 등의 판결문 등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영향으로 신 전 부회장이 현재 한국에 있지 않아 답변을 할 수 없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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