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후 첫 6년 연임 완주…미래 비전 제시했지만 아현국사 화재 등으로 아쉬움

황창규 KT 회장. 사진=KT 제공
황창규 KT 회장이 6년간의 KT 생활을 마치고 물러난다. 사진=비즈월드 DB

[비즈월드] 황창규 회장이 6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KT를 떠난다. 미래비전을 제시하면서 높은 평가를 받지만 아현국사 화재 등으로 아쉬움이 남는 KT에서의 생활이었다.

23일 KT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식 임기가 오는 30일 정기 주주총회까지인 황 회장은 23일 이임식을 갖고 KT 회장 자리에서 물러난다. '코로나19'로 이임식은 공식 행사 대신 황 회장과 주요 임원진이 오찬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황 회장은 대내외적으로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는 KT CEO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민영화 이후 역대 KT 회장 가운데  6년 연임 임기를 끝가지 완주한 인물은 황 회장이 처음이다. 전임 이석채 회장의 경우 연임에 성공했지만 연임 1년 만에 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물러난 바 있다. 이에 반해 황 회장은 큰 논란 없이 6년 동안 CEO로 KT를 진두지휘 했다.

특히 황 회장은 5G(세대) 통신과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상용화 하는 등 KT는 물론 통신업계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시장에 안착시켰다. 2013년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5G를 언급하며 차세대 통신 시대를 준비했고 5G 상용화가 이르다는 주변 시선에도 뚝심으로 밀어붙여 세계 최초의 '5G 시대'를 개척했다.

여기에 AI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황 회장은 5G와 함께 미래 사회에서 AI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 AI 사업을 확대하는 등 KT를 통신사를 넘어 AI 기술을 선도하는 'AI 컴퍼니'로 만들겠다고 선포했다. 이후 황 회장은 AI 스피커 기가지니 서비스를 확대하는 동시에 AI 호텔, AI 고객 센터 등을 차례로 선보였다.

다만 황 회장도 구조조정을 피해갈 수 없었다. 황 회장은 2014년 취임 후 8300여 명 규모의 명예퇴직을 단행했다. 이는 KT의 명예퇴직 중 최대 규모며 56개 계열사를 50여 개로 줄이는 계열사 구조조정도 아픔으로 남았다. 이 과정에서 노조와의 갈등이 불거졌다.

게다가 2018년 11월 서울 아현국사 통신구 화재는 황 회장의 치욕의 기억이었다. KT는 이 화재로 소상공인 1만3500여명, 피해고객 110여 만명 등에 피해 금액을 보상해야 했으며 국회 청문회에 참석해 화재와 관련한 해명을 하는 등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었다. 또 황 회장은 임기 중 KT 전·현직 임원들이 국회의원 90여명에게 KT 법인 자금으로 약 4억3000만원을 불법 후원했다는 구설수도 피해가지 못했다.

한편 KT는 오는 30일 정기 주총에서 구현모 사장을 CEO로 선임할 예정이다. 황 회장을 대신할 구 사장은 KT에 입사해 지금까지 KT에서만 활동한 'KT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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