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2017년 11월 10일 출원(출원번호 제10-2017-0149803호)한 '흑누리를 포함하는 보리커피 조성물 및 이의 제조 방법'의 특허 도면. 그러나 이 특허는 진보성이 인정되지 않아 등록이 거절됐다. 그림=키프리스 캡처
농촌진흥청이 2017년 11월 10일 출원(출원번호 제10-2017-0149803호)한 '흑누리를 포함하는 보리커피 조성물 및 이의 제조 방법'의 특허 도면. 그러나 이 특허는 진보성이 인정되지 않아 등록이 거절됐다. 그림=키프리스 캡처

[비즈월드] 한국 사람들은 커피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KB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커피전문점 현황과 시장여건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보면 한국은 커피 판매량 기준으로 세계 3위에 올라 있습니다.

유럽 시장 조사업체 유로모니터의 조사결과를 보면 매출액 기준으로 미국이 261억 달러로 세계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중국이 51억 달러로 2위, 한국이 43억 달러로 3위에 랭크됐습니다. 일본은 40억 달러로 4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는 미국(2018년 기준 3억2720만 명)과 중국(2017년 기준 13억 8600만 명), 일본(2017년 기준 1억 2680만 명) 등이 인구 대국임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커피를 소비하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있습니다.

한국 커피소비량. =KB금융연구소
한국 커피소비량. =KB금융연구소

KB경영연구소 커피전문점 분석에 따르면 한국 성인들은 연간 353잔의 커피를 소비하는 데 이는 전 세계 평균 132잔의 2.7배나 되는 양입니다. 거의 매일 커피를 한 잔 마시는 셈입니다.

이로인해 한국의 커피전문점은 올해 7월 기준으로 7만1000곳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에만 1만4000곳이 새로 문을 열었습니다. 전국 시·군·구 지자체 중 커피집이 가장 많은 곳은 서울 강남구로 1739개 2위는 1420개의 경남 창원시였습니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매장은 1만5000여 곳에 달했고 브랜드 별로는 이디야커피 가맹점 수(2399개·2018년 기준)가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스타벅스(1262개), 투썸플레이스(1001개), 요거프레소(705개), 커피에반하다(589개) 순입니다.

스타박서는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지난해 매출 1조5200억 원으로 전체 시장의 10% 이상을 차지했고 투썸플레이스가 2742억5000만 원으로 2위였습니다.

한국 커피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사되고 있습니다. 2016년 5조9000억 원 수준에서 지난해 6조8000억 원으로 성장했고 2023년에는 8조6000억 원으로 그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KB금융연구소는 전망했습니다.

그 영향으로 커피 원두의 수입으로 귀중한 외화의 낭비도 심합니다. 커피콩을 포함한 커피 수입량은 매년 증가해 2012년 5400t에서 지난해 1만3300t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커피 수입은 2012년 이후 연평균 13%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 이하 농진청)이 일정 비율의 디카페인 커피 원두를 국산 검정보리인 ‘흑누리’로 대체해 카페인 함량을 낮추고 베타글루칸 등 기능성분이 들어있는 디카페인 ‘보리커피’를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카페인 과량 섭취에 따른 불면증과 칼슘배출, 임산부 뼈, 관절염 악화 등의 카페인 부작용이 대두되면서 임산부나 수유부 등 카페인에 민감한 소비자를 중심으로 디카페인 커피 수요도 느는 추세입니다.

농진청에서 개발한 검정보리인 ‘흑누리’는 디카페인 원두와 특정 비율로 배합했을 때 커피 맛은 유지하면서 카페인 함량만 90% 이상 줄였습니다.

국내 최조 검정쌀보리 품종으로 일반보리 대비 항산화성분과 과당 함량이 높고 병저항성이 높은 ‘흑누리’ 품종을 이용한 보리커피의 드립 시간이 가장 짧았고 맛 평가 결과도 좋았습니다.

보리커피 조성물과 제조 방법을 특허 출원한 데 이어 산업체에 기술 이전도 마쳤습니다.

디카페인 원두와 흑누리, 일반원두를 6 대 3 대 1 비율로 배합했을 때 카페인 함량은 0.95㎎/g이었으며5), 색깔, 향, 맛 등의 선호도 조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참고로 카페인 함량은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아라비카 품종 12㎎/g, 로부스타 품종 22㎎/g입니다.

흑누리 보리커피(보리커피 20g을 180㎖ 물로 드립)  1잔에는 커피에는 없는 보리의 기능성분인 베타글루칸이 88㎎, 안토시아닌도 42㎎ 포함되어 있습니다. 베타글루칸은 보리의 대표적 기능성분, 콜레스테롤 감소(FDA 1일 섭취 권장량 750㎎), 항당뇨, 심장질환 예방 등에 효과가 있으며 안토시아닌은 꽃이나 과실 등에 포함되어 있는 색소, 활성산소를 없애는 대표적인 항산화물질입니다.

보리는 무카페인이므로 선호하는 일반 원두를 10% 정도 혼합해 다양한 맛의 디카페인 커피를 즐길 수 있다고 농진청 측은 설명했습니다.

농진청에서 운영하고 있는 소비자 패널을 대상으로 보리커피에 대한 설문 및 인터뷰를 통한 소비자 반응 조사 결과, 보리커피 제품에 대해 79%가 구매의향이 있으며, 임산부나 수유 산모에게 62%가 추천할 의향이 있다고 답해 시장성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보리커피는 구수하고 건강한 맛이 느껴져 좋았고, 더치 원액 등 다양한 포장과 형태로의 판매가 필요하며 보리커피의 인지도 향상을 위해 충분한 홍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김두호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원장은 “이번 연구 결과로 임산부 등 카페인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건강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으며 원두 수입 절감과 보리의 부가가치 향상에 따른 새로운 수요 창출이 기대된다”며 “앞으로 검정보리인 ‘흑누리’를 이용해 다양한 저카페인 커피도 개발, 우리 보리와 커피와의 융합으로 다양하고 건강한 웰빙커피산업에 기여해 나가겠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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