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펙사벡 사태'로 임상시험의 중요이 대두됐다. 사진=비즈월드 DB

[비즈월드] 신라젠 '펙사벡 사태'로 제약바이오업계 안팎이 시끄럽습니다. 최근 신라젠은 항암제 펙사벡의 간암 환자 대상 임상시험을 조기에 종료했습니다. 미국 내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ndependent Data Monitoring Commitee)가 펙사벡의 무용성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시험 중단을 권고했고 신라젠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신라젠은 자체 분석을 통해 임상시험 참여자의 상당수가 펙사벡 외 다른 약물을 투여하는 '구제요법'을 처방받은 것을 이번 결과의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반면 제약바이오업계는 신라젠이 임상시험을 서두르면서 임상시험 디자인을 완벽히 설계하지 않은 점이 문제였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임상시험의 중요성이 대두됐습니다. 이에 '신약개발의 꽃'으로 불리는 임상시험이 무엇인지 정확히 짚어볼 필요가 생겼습니다.

임상시험은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할 목적으로 약물의 효과를 확인하고 이상반응을 조사하기 위해 '사람'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시험 또는 연구를 말합니다. 신약개발을 위한 가장 기본적이며 핵심적인 과정으로 신약개발에 드는 총 비용(1조~2조 원)과 시간(10~15년) 가운데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과 중요도가 상당합니다. 이런 이유로 임상시험이 신약개발의 꽃이라고도 불립니다.

임상시험은 총 4단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전임상시험인 동물시험에서 신약 후보물질의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한 후 사람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검토하는 1상 임상시험에 돌입하게 됩니다. 여기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으면 유효용량으로 단기적인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하는 2상 임상시험을 진행합니다.

이후 다수의 시험 대상자에게 약물을 장기 투여해 안전성을 확립하고 효과를 재확인하는 3상 임상시험을 실시합니다. 이 과정까지 무사히 끝나면 신약 후보물질은 신약으로서의 가치를 가질 수 있습니다. 4상 임상시험도 존재합니다. 이는 시판 후 부작용 조사와 추가 임상시험으로 희귀 부작용을 검토하고 새로운 적응증을 탐색하는 연구입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임상시험 강국입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등록건수를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2015년 7위, 2016년 8위, 2017년 6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특히 서울은 2012년 임상시험 세계 1위 도시에 오른 후 꾸준히 정상을 지키고 있습니다.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nternational Conference on Harmonization)라는 임상시험 관련 국제기구도 있습니다. 이 단체는 의약품 허가에 필요한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요구사항을 합의하는 국제회의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류 건강이라는 대명제를 전제하면 임상시험은 우리 삶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임상시험을 바탕으로 신약이 꾸준히 개발돼 인류가 현재와 같은 의료 수준과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임상시험을 토대로 정복하지 못한 질환과 새로운 질병의 발생을 대비하는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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