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운영 3년 동안 영업손실 1000억 이상 발생
미래 성장 기회 확보 및 신규 사업 재원 마련
백화점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20년 ‘제2의 명품관’ 광교점 신규 출점 ▲각 지역별 시장점유율 No.1 백화점 위상 수성 등 총력

한화갤러리아63면세점 전경. 사진=비즈월드 DB
한화갤러리아63면세점 전경. 사진=비즈월드 DB

[비즈월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 받았던 면세사업에서 ‘승자의 저주’가 현실로 드러났습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이하 타임월드)는 4월 29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9월 갤러리아면세점 63의 영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결정은 백화점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동력 채비를 본격 추진하려는 경영적 판단에 따른 조치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입니다.

한화는 지난 2015년 신세계면세점(신세계DF)·HDC신라면세점·두타면세점(두산)·SM면세점 등과 함께 시내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됐습니다.

한화의 면세점 운영 주체인 타임월드 법인은 2016년 178억원의 손실을 낸 후 매년 적자를 거듭하다 자구적인 노력을 통해 일회성 이익(2018년 타임월드 주차부지 처분이익 165억원)을 제외하면 2018년에는 66억원까지 적자폭을 크게 개선했습니다. 2018년 일회성 이익을 포함하면 타임월드 법인은 7억5000만원 흑자전환 했습니다.

그러나 갤러리아가 사업권을 따낼 당시 6개 였던 시내 면세점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13개까지 증가하면서 한정된 수요(외국인 관광객)를 나눠가지는 구조가 됐습니다.

게다가 예상치 못한 중국발 사드(THAAD) 제재라는 외부 변수가 발생하자 이를 기점으로 사업자간 출혈 경쟁이 시작되면서 제살을 깍아 먹는 비정상적인 시장 구조가 형성되어 왔습니다.

극단적인 중국 편중 매출로 중국 관계 이슈에 따른 변동 리스크가 커졌으며, 면세사업자간 외형 확장 경쟁으로 고객 유치를 위한 사상 초유의 수수료가 형성되어 저수익 고객 구조로 인해 면세사업 수익성이 하락하는 악순환이 야기됐습니다.

면세점의 주요 고객인 ‘따이궁(중국 보따리 상인)’들의 시내면세점 쇼핑으로 국내 면세점 실적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 또한 접근성이 유리한 롯데, 신세계, HDC신라 등 서울 도심 주요 면세점을 제외한 나머지 면세점들은 찾는 고객이 줄면서 적자에 허덕이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변수들로 인해 갤러리아면세점은 지난 3년 동안 1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이는 갤러리아 전사의 미래 경쟁력을 위해 극복해야하는 난제(難題)로 여겨져 왔습니다.

실제로 같은 해 동시에 문을 연 5개 면세점 실적을 보면 모든 면세점들이 지난 3년 동안 누적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한화를 제외하고 누적 적자가 가장 큰 SM면세점은 누적 적자만 693억원에 달합니다. 이밖에 두타면세점은 약 605억원, HDC신라는 48억원, 신세계는 14억원 적자상황입니다.

결국 한화갤러리아는 면세점 사업을 지속하더라도 이익 구조 전환이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한시라도 빨리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오는 2020년 말까지 보장된 면세특허를 오는 9월 반납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갤러리아는 잔여기간 관세청, 협력 업체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원만하게 면세점 영업을 정리한다는 계획입니다.

어쩌면 한화의 이번 결정은 지속적으로 돈을 쏟아 부어야하는 상황에서 현명한 판단일 수 있습니다.

면세점 철수 시점에는 유형자산 및 재고자산의 처분으로 인한 일시적인 비용 지출이 예상되지만, 2020년부터는 면세 사업의 불확실성은 제거하고 기존 사업과 신규 사업의 영업 실적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법인의 재무건전성을 회복시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면세사업의 정상화가 조속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새로운 사업 추진을 위한 재원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어 미래 성장성 확보를 위한 판단을 내렸다”며 “비효율 사업은 정리하고 백화점과 신규 사업 중심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갤러리아는 ‘No.1 프리미엄 콘텐츠 프로듀서’라는 비전 달성을 위해 기존 백화점 사업을 강화하고, 신규 사업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습니다.

먼저 2020년 초 ‘제2의 명품관’이 될 갤러리아 광교점을 오픈합니다. 상권 최고의 명품 MD와 프리미엄 F&B 콘텐츠, 차별화된 고객 시설 등 갤러리아의 아이덴티티를 총 집결한 갤러리아 광교점을 통해 백화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는 목표입니다.

현재 갤러리아백화점이 위치한 지역 내에서 시장점유율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갤러리아는 사업장별 No.1 입지 수성을 위해 리뉴얼 등을 본격화할 예정입니다.

특히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는 ‘중부권 No.1 백화점’의 위상을 공고히 하기 위해 지난 12월 ‘퀀텀점프’ 전략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루이비통 리뉴얼 오픈 등 충청 지역 내 유일한 명품 브랜드 MD를 더욱 강화하고, 오는 8월에는 프리미엄 식품관을 리뉴얼 오픈하는 등 백화점 외형 확대할 예정입니다.

갤러리아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신규 비즈니스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다년간 축적된 프리미엄 콘텐츠와 VIP 고객 자산을 활용해 그동안 국내 유통 업계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스트릿 플랫폼’을 선보이기로 했습니다.

백화점을 벗어난 도심 공간에 핵심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적합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신개념 플랫폼을 구축, 백화점 사업 모델의 새로운 가능성과 대안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브랜드 사업 확대를 통한 신규 콘텐츠도 강화합니다. 지난 3월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패션사업부’를 신설, 독립 조직 체계를 정립해 본격적으로 브랜드 사업 기반 구축에 나섰습니다. 포레르빠쥬, 스테파노리치 등 단독 브랜드를 전개해온 갤러리아는 오는 2020년 새로운 독점 브랜드 런칭을 시작으로 브랜드 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입니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사업 구조 개편을 통한 안정성 확보로 갤러리아는 향후 2022년까지 전사 매출 4조원 목표 달성에 한 보 더 전진했다”며 “업계 트렌드를 선도해온 갤러리아의 잠재력을 발휘하여 차별화된 ‘뉴 콘텐츠, 뉴 플랫폼’ 개발로 성장을 이끌어낼 것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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