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결정하면서 누가 날개를 달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비즈월드 DB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결정하면서 누가 날개를 달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비즈월드 DB

[비즈월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항공업계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특히 누가 새 주인이 돼 날개를 달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관련 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15일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한다는 내용을 담은 수정 자구안을 산업은행과 채권단에 제출했습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절차가 이제 본격 시작됩니다.

채권단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협의가 남아 아직 매각 방식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매각은 아시아나항공이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까지 모두 묶은 '통 매각' 또는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를 별도로 매각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습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별도 매각을 금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지만 인수자의 요청이 있다면 별도 협의가 가능한 상황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자회사로 두고 있습니다. 에어부산의 지분은 44.17%, 에어서울의 지분은 10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통 매각이 우선적으로 진행되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따로 매각하는 별도 매각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는 셈입니다.

재계와 증권가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SK그룹과 한화그룹, CJ그룹과 롯데그룹, 애경그룹 등이 뛰어들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이들 모두 공식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인수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기업은 SK입니다. 지난해 7월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의 주인공으로 떠오르며 이와 관련한 공시 요구를 받은 바 있는 SK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1조~2조원가량의 자금이 충분한 것이 장점입니다. 여기에 최규남 전 제주항공 대표를 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사업개발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하기도 했습니다.

한화그룹 역시 항공업계의 관심 대상으로 인수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2015년 삼성그룹으로부터 삼성테크윈을 넘겨받으며 항공기 엔진 부품 등을 생산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설립한 후 이 회사를 통해 작년 10월 한화 기계 부문 항공사업도 인수한 바 있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와 함께 CJ그룹과 롯데그룹은 탄탄한 물류업을 바탕으로 항공산업 진출에 눈을 돌리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그룹도 아시아나항공에 욕심을 낼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애경은 자금력이 부족해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계열사 분리 매각으로 바뀌면 항공업계는 더 크게 요동치게 됩니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손에 넣기 위해 중견기업은 물론 기존 LCC와 지난달 면허를 받은 LCC가 인수에 뛰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 전체를 인수하기 힘든 기업의 경우는 에어부산이나 에어서울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 항공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인수 후 당장 손해를 볼 수 있지만 항공업의 특성상 장기적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며 기존 LCC가 에어부산이나 에어서울을 인수할 때는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수전에 많은 비용을 투자해도 장기적으로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되는 항공업 진출을 위해 여러 기업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본격적인 매각 절차가 시작되면 아시아나항공을 차지하려는 기업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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