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이 닻을 올린지 2년이 지났다. 디지털금융으로의 시대 전환을 가져왔지만 혁신성을 더 높일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사진은 2017년 7월 카카오뱅크 출범식 모습.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인터넷전문은행이 닻을 올린지 2년이 지났다. 디지털금융으로의 시대 전환을 가져왔지만 혁신성을 더 높일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사진은 2017년 7월 카카오뱅크 출범식 모습.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비즈월드] 인터넷전문은행이 문을 연지 2년이 지났습니다. 디지털금융 전환을 가져왔지만 혁신성을 더 키워야 한다는 평가입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오늘(3일)은 우리나라 첫 번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가 2년전 영업을 시작한 날입니다. 케이뱅크는 모바일을 통해 간단하게 은행 계좌를 만들고 대출을 신청할 수 있는 등 사용 편의성으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후 카카오뱅크가 카카오라는 대중적 플랫폼과 카카오프렌즈를 앞세워 인터넷은행 바람을 돌풍으로 키웠습니다.

빠른 성장세를 보인 인터넷은행 계좌를 가진 사람은 현재 국민 5명 중 1명입니다. 지난달 말을 기준으로 카카오뱅크 고객 수는 891만명, 케이뱅크 고객 수는 98만명입니다. 카카오뱅크는 서비스 시작 첫날인 2017년 7월 27일 자정 18만7000명이 계좌를 만드는 기록을 세웠으며 케이뱅크 역시 이달 안에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은 인터넷은행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24시간 비대면으로 수수료 없이 은행 업무를 제공합니다. 금융당국 요구에 따라 중금리대출을 강화하고 있으며 금융 소비자들은 시중 은행보다 금리가 비교적 낮은 대출을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는 것이 강점입니다.

특히 인터넷은행의 등장으로 우리 사회는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금융으로의 시대 전환을 맞았습니다. 공인인증서 없는 모바일뱅킹 서비스, 여러 개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합한 '원앱' 전략이 효과를 보면서 시중 은행들도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KB국민은행은 메신저 창으로 은행 거래를 할 수 있는 '리브똑똑'을 통해 거래 편의성을 개선했으며 신한은행은 디지털 플랫폼 '신한쏠(SOL)'을 바탕으로 디지털금융 서비스를 확대했습니다. 여기에 우리은행은 모바일뱅킹 앱 '원터치개인뱅킹'을 리뉴얼 중입니다.

하지만 지난 2년의 성과보다는 앞으로 갈 길이 더 먼 것이 문제입니다. 핵심은 인터넷은행의 혁신성이 지금까지 크지 않다는 점입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은행산업의 높은 장벽에 막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예금·대출 업무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시중 은행이 디지털금융을 강화하면서 인터넷은행의 차별성 역시 떨이진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최근 인터넷은행 성장이 둔화되고 있습니다. 가입자 수나 수신·여신액 모두 증가율이 크게 낮아졌으며 이로 인해 다른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투자 여력도 적어졌습니다. 금융당국이 이를 보완하고 인터넷은행 자본금 확충을 돕기 위해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 제한) 규제를 완화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 역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해야만 합니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세 번째 인터넷은행 심사에서 고스란히 확인됐습니다. 대형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참여를 하지 않은 가운데 키움증권과 토스 등 중소형 업체가 컨소시엄을 이끌고 있으며 신한금융은 막판 참여를 철회하기도 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새로운 인터넷은행이 등장해도 혁신성이 돋보이지 않으면 크게 흥행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등장 당시 크게 주목을 받았지만 혁신성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차별성을 잃고 있는 만큼 새로운 인터넷은행은 물론 기존 인터넷은행들도 이전과 다른 서비스 등을 집중해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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