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페이턴트] 국내 최초 출원 상표는 선미제과의 '해태'…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상표는 '샘표'
[단독, 페이턴트] 국내 최초 출원 상표는 선미제과의 '해태'…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상표는 '샘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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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키프리스 캡처
확인이 가능한 국내 최초 출원 상표 '해태'와 현재 권리를 인정받고 있는 가장 오랜된 상표인 '샘표'. 사진=키프리스 캡처

[비즈월드] 사람의 이름을 짓는 작명(作名)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신중해야만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평생 다른 사람들에게 각인되기 때문입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의 이름이나 생산하는 제품 또는 브랜드 이름은 어떻게 불리는지는 사업 존폐의 문제로까지 연결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렵게 지은 상표·브랜드 이름을 다른 업체에서 사용한다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그래서 필요한 것이 상표와 브랜드 이름을 공식적으로 등록해 놓고 권리를 인정받는 것입니다. 이것이 상표권입니다. 물론 행정적으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비용이 발생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상표권은 특허청에 등록 이후 10년 동안 보호가 됩니다. 10년마다 존속기간 갱신등록을 하면 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폐업이나 사업부진 등의 이유로 존속기간 갱신등록을 하지 않는 경우 해당 상표권은 소멸되고 다른 사람이 선점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상표 등록이 모든 사업 영역에 일괄적으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표를 특허청에 등록할 때는 1류~45류까지 ‘류’를 선택해야만 합니다. ‘류’란 상표권이 발휘되는 ‘산업군’을 대분류로 나눠 놓은 것을 말합니다. 해당 상표권은 해당 류 안에서만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등록된 가장 오래된 상표는 무엇일까요?

비즈월드가 특허청 키프리스를 통해 가장 먼저 출원된 상표를 확인해 봤습니다. 그 결과 확인 가능한 국내 최초의 상표는 선미제과합명회사의 ‘해태’였습니다. 이 상표의 출원번호는 ‘제4019500000004호’였습니다. 앞의 40이라는 숫자는 상표를, 뒤의 1950이라는 숫자는 연도를 의미합니다. 국내 상표는 1950년부터 출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1번부터 3번까지는 어떤 상표였는지 확인할 수 없습니다. 6·25 전쟁과 몇 차례의 담당부서 이동 등을 통해 관련 등록 서류가 소실이나 분실되는 등의 이유로 전자화 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확인할 수 있는 최초의 출원 상표는 1950년 3월 20일 출원됐으며 1953년 8월 18일 등록을 받았습니다. 이후 소멸되었지만 권리이동이나 소멸시기 등 관련 등록사항은 알아볼 방법이 없었습니다. 특허청에 문의했지만 마찬가지였습니다.

사진=키프리스 캡처
사진=키프리스 캡처

이어 출원된 5번(제4019500000005호)은 당시 서울시 용산구에 거주했던 민태식이라는 개인이 등록한 ‘왕관’이라는 상표입니다. 분류가 3류로 건과자나 사탕, 캬라멜로 되어 있는 것을 보면 과자 제품에 사용할 목적으로 출원한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상표 역시 등록사항은 확인할 수 없습니다.

상표 출원번호 6~8번까지는 전산 입력에서 빠진 가운데 출원번호 9번(제4019500000009호)은 1950년 3월 20일 출원하고 1954년 1월 8일 등록을 받은 백보환 주식회사의 ‘백보환’ 상표였습니다. 출원번호 10번(제4019500000010호)은 조화주조주식회사가 1950년 3월 20일 출원하고 1952년 12월 27일 등록을 받은 ‘조화’라는 상표였습니다. 이 회사는 같은 이름의 다른 디자인 상표를 11번째로 출원했습니다.

12번(제4019500000012호)은 당시 경남 마산에 거주했던 조용복이라는 개인이 1950년 3월 20일 출원하고 1954년 4월 16일 등록한 상표지만 관련 이름이나 등록사항은 기재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출원이 13류(마분, 세탁비누, 세분, 화장비누)로 되어 있어 화장품이나 비누제품 판매를 위한 상표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또 13번부터 15번까지의 상표 출원 기록이 없는 상황에서 16번(제4019500000016호)도 조용복씨가 1950년 3월 20일 출원하고 1954년 4월 16일 등록받은 ‘금수강산 화장석검 덕지유지화학연구소’라는 회사 상표였는데 역시 세탁비누, 화장비누 부문인 13류를 지정했습니다.

해당 상표가 출원으로부터 등록까지 4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것은 6·25전쟁이 발발하고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기간까지 국내 행정이 사실상 마비됐기 때문입니다. 특허청은 1954년 3월 17일 이런 사항에 대한 ‘등록사정서’를 출원인에게 발송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특허청이 확인한 1950년의 상표 출원 건수는 599건이었습니다.

물론 전쟁 중에도 상표 출원이나 등록은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혼돈의 시기 누구를 탓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림=특허청 제공
그림=특허청 제공

그럼 우리나라에서 현재 권리가 유효한 가장 오래된 상표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출원 후 심사를 거쳐 등록을 받은 상표를 기준으로 알아봤습니다.

바로 식품 제조업체의 상표인 ‘샘표’입니다. ‘샘물처럼 솟아라’라는 의미를 담은 이 상표의 등록번호는 362호(제400000362호)입니다.

‘샘표’ 상표는 지금부터 64년 전인 1954년 4월 6일 이 회사의 창업주인 고(故) 박규회 회장 개인이 출원하고 1954년 5월 10일 등록을 받았습니다. 이후 1972년 2월 21일 상표의 권리를 샘표 주식회사에 양도했습니다

두 번째(제400000457호) 최고(最古) 등록상표는 샘표보다 4달 가량 앞서 1954년 1월 27일 출원됐습니다. 하지만 등록 결정은 1965년 9월 15일 받아 아쉽게 영원한 2번(457호)이 된 ‘진로’가 뒤를 이었습니다. 이 상표 역시 현 하이트진로의 창업주인 고(故) 장학엽 회장이 개인으로 등록했다가 1964년 10월 12일 권리를 회사에 양도했고 현재는 하이트진로가 이 상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이후 현재 권리를 인정받고 있는 상표들은 조선제분이 1954년 10월 6일 출원하고 1954년 11월 30일 등록을 받은 무공화를 비롯해 별표, 학표, 쌍룡표, 제비표 등의 상표가 있습니다.

그림=특허청 제공
그림=특허청 제공

외국 상표로는 페푸시 콜라주식회사가 1954년 9월 21일 출원하고 1954년 9월 27일 등록(제400000463호)받은 ‘PEPSI-COLA’입니다. 이어 알제이레이놀즈터배코캄파니가 1954년 5월 3일 출원해 1954년 11월 30일 등록(제400000507호)한 담배 제품 ‘WINSTON’과 인터내쇼낼비지네스미쉰상사가 1954년 5월 7일 출원하고 1954년 11월 30일 등록(제400000508호)의 글로벌 컴퓨터 프로그램사인 ‘IBM’이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글로벌 영화제작사이 ‘UNIVERSAL INTERNATIONAL’은 국제휠림상사가 1954년 3월 19일 출원하고 1954년 11월 30일 등록(제400000515호) 받았으며 ‘COCA-COLA’ 상표는 1954년 3월 18일 출원돼 1954년 11월 30일 등록(제400000542호) 됐습니다.

특허청이 2010년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50년대 등록된 4535건의 상표 중 상표권으로 존속하고 있는 것은 5.8%(264건)에 불과했습니다.

우리나라에 등록된 40년 이상 장수상표 1000건을 보면 국가별 상표권자 기준으로 미국(43%)이 가장 많았고 한국(16%), 독일(13%), 스위스(8%), 일본(7%) 순이었습니다.

상품 기준으로는 화학품과 약품·의료기구(32%), 농축수산물·음식류(15%), 화장품·세제(6%), 의류·신발·가방(5%), 전기·전자(4%) 순이었습니다.

일상생활과 밀접한 분야인 음식·의류 등의 생필품은 시대와 상관없이 상표 등록이 많았지만, 다른 분야에 있어서는 산업계의 동향 등에 따라 많은 변화가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앞으로의 장수상표는 IT분야에서도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특허청 관계자는 “상표는 상품의 품질을 보증함을 물론 상표사용자의 업무상 신용을 나타내는 척도이므로 기업이나 국가 등이 장수상표를 많이 보유하는 것은 경쟁력 제고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면서 “상표는 10년 마다 존속기간을 늘릴 수 있으므로 우리나라에서도 100년이 넘는 장수상표가 등장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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