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삼성과 애플의 고가 스마트폰, "앞으로는 소비자들에게 안먹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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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이 폴더블폰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이 폴더블폰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비즈월드] 섬성 갤럭시와 애플 아이폰은 ‘고급’의 상징이었습니다.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에서 갤럭시를 소유하고 있다면 간접적으로 ‘부의 상징’으로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과거의 영화와 명예가 앞으로는 시장에서 잘 먹히지 않을 듯합니다. 두 회사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하락추세를 보이는 반면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의 저가폰들이 점유율을 대폭 늘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과 애플이 시장에서 저가폰을 압도할 수 있었던 것은 가격에 걸맞는 우수한 기능이었습니다. 저가폰은 따를 수 없는 카메라 성능과 게임을 비롯한 앱 가동 속도, 다양한 금융상품 활용 등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저가폰도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라 불릴 수 있을 만큼 기능과 성능 면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의 약진은 이를 여실히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애플의 '아이폰X'. 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
애플의 '아이폰X'. 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

최근 가트너가 내 놓은 분석 자료도 이 같은 현실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리포트 내용은 한마디로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이 너무 비싼 가격 때문에 화웨이 등에게 시장을 빼앗기고 있다’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가트너의 분석은 예리합니다. 그리고 사실과 부합하며 앞으로를 예측한 것도 충분히 타당성이 있다고 여겨집니다. 먼저 가트너가 제시한 지난해 4분기의 수치를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애플의 아이폰은 지난 2016년 이후 판매량 면에서 지속적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가트너의 안술 굽타 수석연구원은 이 보고서에서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폰이 고가 정책 때문에 고객을 잃어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4분기에 스마트폰 점유율이 무려 15%까지 올랐습니다. 전년 대비 4%p나 상승한 것입니다. 삼성과 애플이 여전히 시장에서 점유율이 각각 17%와 16%로 1, 2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두 회사 모두 점유율 면에서는 하락했습니다. 애플은 2%p, 삼성은 1%p 정도 떨어졌습니다. 애플의 경우 지난해 4분기에 645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했습니다. 전년 대비 12%정도 줄어든 수치입니다.

보고서는 예상합니다. 삼성과 애플이 10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고집하면서 소비자들은 비슷한 기능을 기잔 화웨이나 오포, 비보와 같은 값싼 중국산 스마트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내놓은 폴더블폰은 200만원을 호가합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미 이 가격이 고객들을 공략하기에는 너무 비싸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가트너는 나아가 스마트폰 평판도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사람들이 애플 아이폰이나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을 소유하는데 따른 ‘프라이드(pride)와 같은 만족감을 중국산 스마트폰 소유로도 느끼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스마트폰 시장이 근본적으로 변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삼성과 애플은 더욱 위기감을 느껴야 합니다.

화웨이의 폴더블폰 ‘메이트X’. 사진=화웨이 홈페이지 캡처
화웨이의 폴더블폰 ‘메이트X’. 사진=화웨이 홈페이지 캡처

이번에 개최되는 세계 최대의 모바일 전시회 MWC에서도 이 같은 추세는 그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국 화웨이와 샤오미가 MWC 개막 전 24일(현재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애플에 사실상 1등을 향한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화웨이는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를 겨냥해 신제품 폴더블폰을 발표했습니다. 샤오미는 5G폰을 70만원대의 가격으로 발표했습니다. 삼성 스마트폰의 절반 가격에 불과합니다.

먼저 화웨이 CEO 리처드 유는 자사의 폴더블폰 ‘메이트X’를 소개하면서 다른 경쟁업체에 비해 성능은 떨어지지 않으면서 화면은 더 크고 두께는 얇다고 홍보했습니다. 사실상 삼성전자를 겨냥했던 것입니다.

화웨이가 발표한 데 따르면 “메이트X는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 더 얇고 더 크고 더 빠르다"고 합니다. 갤럭시 폴드가 비교 대상이었습니다. 외형은 사실입니다. 메이트X는 접었을 때 6.6인치, 펼쳤을 때 8인치입니다. 접었을 때 두께는 11㎜입니다. 참고로 삼성 갤럭시 폴드는 접었을 때 4.6인치, 펼쳤을 때 7.3인치이며 두께는 접었을 때 17㎜입니다.

다만 가격 경쟁력은 기존의 화웨이 제품과 달리 고가입니다. 메이트X 5G 모델의 출고가는 290만원에 달합니다. 삼성 갤럭시 폴드보다 수십만원 비쌉니다. 해석은 나뉠 수 있습니다. 가격 때문에 삼성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고, 이제 화웨이도 성능에 자신이 붙어 가격경쟁으로까지 나서고 있다는 다른 평가도 있습니다.

샤오미는 같은 날 5G 스마트폰 '미믹스3 5G'를 발표했습니다. 미믹스3는 최고 수준의 모바일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855를 탑재했습니다. 5G 서비스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출고가는 70만원대입니다. 저가 모델로 선발 업체의 시장을 잠식해 왔던 샤오미가 이번에는 5G로 동일 출발선상에서 저가 모델로 승부를 걸었습니다.

앞으로의 스마트폰 시장이 어느 방향으로 갈 지는 확정된 바 없으나 제조업체들의 동향과 시장조사기관들의 전망 보고서를 보면 예상할 수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고가 정책만으로는 메이저라는 지위를 더 이상 지킬 수 없다는 점입니다.

성능과 기능 면에서 차이가 없다면 소비자들의 선택은 제품의 가격과 스마트폰 브랜드가 가진 시장에서의 지위에 따라 좌우될 것입니다. 다시 말해 고가 정책을 유지해 온 삼성과 애플은 종래와 같은 정책을 고집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두 회사는 독과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고가 정책을 성공적으로 끌고 왔습니다. 고가 정책 자체가 점유율을 유지하는 동력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통하지 않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제조 원가가 소비자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될까요? 원가를 밝히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를 밝힐 수는 없지만 부품업체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의 투자심사역이나 제조전문가, 반도체 관계자 등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30% 내외 수준입니다. 물론 이 역시 정확한 수치는 아닙니다. 분명한 것은 스마트폰 대당 부가가치가 대단히 높다는 사실입니다.

시장의 요구에 부합하는 제품을 내 놓지 않으면 올해를 기점으로 삼성전자와 애플이라는 스마트폰 양대산맥은 붕괴되고 우후죽순으로 키재기에 연연하는 싸움터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장은 5G폰을 100만원 미만에 구매할 수 있는 시대로 바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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