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비즈월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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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월드] 2월 14일은 연인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밸런타인데이(발렌타인데이)입니다. 우리나라에 데이 마케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각 업체들의 홍보전이 가세하면서 일반 가정에서나 반드시 챙겨야하는 기념일처럼 여겨지게 됐습니다.

‘데이 마케팅’이란 특정일을 골라 관련 업체들이 하는 홍보활동을 말합니다. 매월 14일의 경우 10대들이 주도하는 기념일이라고 해서 흔히 ‘포틴데이’라 부른고 있습니다. 기존부터 전해져 내려오던 ‘밸런타인데이’를 본 딴 것으로 1990년대 말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다이어리데이(1월 14일)와 밸런타인데이(2월 14일), 화이트데이(3월 14일), 블랙데이(4월 14일), 로즈데이(5월 14일), 키스데이(6월 14일), 실버데이(7월 14일), 그린데이(8월 14일), 포토데이(9월 14일), 와인데이(10월 14일), 무비데이(11월 14일), 머니데이(12월 14일) 등 1월부터 12월까지 매달 14일이 모두 기념일로 정해져 있습니다.

같은 날이라고 해도 부르는 이름이 다르기도 합니다. 4월 14일을 짜장면데이, 8월 14일을 뮤직데이, 10월 14일을 레드데이, 11월 14일을 오렌지데이, 12월 14일을 허그데이라고도 부르며 관련 업체들이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립니다.

이외에도 국내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빼빼로데이는 1자가 네 번 겹친 11월 11일을 말하며 2자가 세 번 겹치는 2월 22일을 커플데이, 3월 3일은 삼겹살데이, 9월 9일을 치킨데이 등으로 삼고 있으며, 일부 음료회사가 임의적으로 정한 5월 14일을 옐로우데이와 피앙세데이로 부르고 있습니다.

다소 잠잠했던 다이어리데이를 지나 데이 행사의 원조격인 밸런타인데이(Valentine Day)의 유래는 여러 가지 설이 있습니다.

그중 서기 269년 로마 황제 클라우디스 2세가 ‘출전 병사 결혼금지령’을 내린 것에 반대해 다음 해 목숨을 잃은 발렌티노 주교(또는 발렌타인 신부)가 처형된 날(2월 14일)을 축일(祝日)로 정하면서 시작됐다는 것이 가장 유력합니다. 이후 이날 사랑하는 사람끼리 선물이나 카드를 주고받는 풍습이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왔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과 중국에서는 여성이 먼저 남성에게 사랑의 증표로 초콜릿을 주며 고백 할 수 있는 날로 여기고 있습니다. 3월 14일에는 남성이 여성에게 사탕을 건네며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해당 업체들이 데이 마케팅을 활용한 지나치게 상술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해당 기간 특정 상품의 가격이 폭등하고 불량 제품까지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측면이 크고 이때만이라도 남을 고려하고 즐거운 날을 보낼 수 있어 좋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빼빼로데이 기간 롯데마트에서 막대형 과자의 매출이 평소보다 9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 매출과 화이트데이 ‘사탕’ 매출 신장률 역시 그 전주에 비해 각각 293.3%, 241.1%씩 늘었습니다.

지난 2017년 11월, 빼빼로데이 탄생 20주년을 맞아 롯데제과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96년 한 지방에서 시작된 이 기념일부터 2016년 9월까지 빼빼로 매출은 약 1조1000억원(공급가 기준)에 달했습니다.

이 액수를 오리지널 초코빼빼로 제품 가격으로 환산하면 약 26억갑에 달합니다. 이는 우리나라 전 국민이 52갑씩 먹을 수 있는 양입니다. 또 26억갑을 일렬로 길게 늘어놓으면 약 42만㎞가 됩니다. 이는 지구를 10바퀴 이상 돌 수 있습니다.

1983년 출시 시점부터 빼빼로데이 탄생전인 1995년까지 거둔 매출은 약 1630억원 이어서 빼빼로데이 이후 매출이 약 7배 높아졌습니다.

최근에도 이런 양상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편의점 GS25에 따르면 밸런타인데이 관련 상품의 매출은 전년 대비 2017년에 26.4%, 2018년에는 27.8% 각각 신장했습니다. 초콜릿과 세트 상품의 구성비는 2017년 94.1%에서 2018년 87.9%로 줄었지만 초코 쿠키류 등의 구성비는 동기간 각각 5.9%에서 12.1%로 늘어났습니다.

초콜릿류만 놓고 보면 5000원 이상의 상품의 매출 구성비가 2017년 16.4%에서 2018년 23.2%로 늘어 고급 초콜릿에 대한 선호도는 점차 늘어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반면 CU(씨유)에서는 지난 2016년 밸런타인데이 상품 매출 비중은 1만원대 미만의 중저가 상품이 전체 매출의 57.7%, 고가 상품이 42.3%로 비슷한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7년에는 중저가 상품의 매출 비중이 63.6%로 뛰었습니다. 이어 지난해 밸런타인데이에도 중저가 초콜릿 매출 비중은 66.1%까지 늘었습니다.

특정일에 벌어지는 데이 마케팅. 그 이면에는 업체의 매출 상승 등 분명 다른 노림수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새해부터 비관적인 경제지표에 잇따른 사건사고로 나라 전체가 뒤숭숭합니다. 벌어지지 말아야할 일들도 예전처럼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 모두는 언제나 모두가 안녕하고 행복한 나라가 되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때문에 그것이 국가가 벌어야할 ‘올 데이 마케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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