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잎 덖고 비비는 과정이 카테킨 함량 좌우…고온·산화 과정에서 전환

사진=농촌진흥청 제공
유럽의 식품 관련 학술잡지 'European Food Research and Technology'에 게재된 농진청의 논문. 사진=농촌진흥청 제공

[비즈월드] 녹차는 차(茶)잎을 따서 덖고 비비는 '제다(製茶)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전통적인 제다과정은 아홉 번을 뜨거운 솥에 덖고 아홉 번을 비비는 '구증구포(九蒸九曝)'가 가장 일반적이며 차 마니아들에게도 익히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좋은 홍삼이나 소금을 만들때도 '구증구포(九蒸九曝)' 방식을 거쳐야 좋은 상품을 만들 수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다만 녹차를 만들 때의 구증구포와 홍삼·소금의 구증구포에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덖는가와 삶는가는 방법과 비비는 가와 말리는 가의 방법 차이가 그것입니다.

지난 2009년 11월 7일 한국차문화협회 주최의 '제20회 전국차인큰잔치'에서 당시 안상수 인천시장님의 차 덖기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차문화협회 홈페이지 캡처
지난 2009년 11월 7일 한국차문화협회 주최의 '제20회 전국차인큰잔치'에서 당시 안상수 인천시장이 차 덖기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차문화협회 홈페이지 캡처

그런데 국내 기관을 통해 녹차의 구증구포 방식이 인간에게 유익한 유효성을 늘리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은 전라남도농업기술원 차산업연구소와 함께 녹차와 홍차를 생산할 때 가공 과정에 따라 '카테킨' 함량이 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녹차와 홍차에는 플라보노이드의 하나인 카테킨(catechin) 성분이 들어 있어 항비만, 당뇨 개선, 알츠하이머 예방 등에 효과를 나타냅니다.

특히 카테킨 중 하나인 테아플라빈(theaflavin)은 녹차를 발효한 홍차에서만 확인되는 물질로, 항산화·항균·항종양·항염증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먼저 농진청 등은 녹차와 홍차에 카테킨 4종, 테아플라빈 4종, 플라보놀 16종 등 모두 24종의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들어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가공 단계별로 플라보노이드 성분을 관찰한 결과 가공하기 전의 찻잎을 250~300도(℃)에서 10분 동안 덖은 경우 카테킨 함량이 100g당 4.5g에서 8.3g으로 약 2배 늘어났습니다.

이는 덖는 과정에서 수분이 줄고, 고온이 카테킨 산화를 유도하는 폴리페놀 산화효소(polyphenol oxidase) 활성을 억제하기 때문입니다.

홍차는 향이 우러나게 하는 비비기와 발효 과정을 거치면서 100g당 4.5g이던 카테킨 함량은 0.9g으로 줄지만, 테아플라빈 함량은 100g당 0.1g에서 0.3g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실험결과 나타났습니다.

이는 카테킨이 산화과정을 거쳐 테아플라빈으로 전환되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연구 결과를 유럽의 식품 관련 학술잡지 'European Food Research and Technology'에 게재했습니다.

유선미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식생활영양과 과장은 "이번 연구는 찻잎 가공단계에서 가공 방법을 조절해 플라보노이드 함량을 조절하는 기반 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며 "식품의 형태에 따라 변하는 기능성분의 특성을 조사하는 분석 기술이 녹차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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