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비즈월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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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월드] 카카오에 이어 게임업체 넷마블이 '넥슨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넥슨의 새 주인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카카오와 넷마블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중국 텐센트의 존재감이 급부상했습니다.

창업자인 김정주 NXC 대표는 이달 초 국내 1위 게임사 넥슨을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이후 넥슨은 EA(일렉트로닉아츠)와 블리자드, 삼성전자 등에 투자설명서(IM)를 발송했으며 오는 21일이 인수후보 예비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디즈니 등이 해외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최근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중 넷마블은 지난달 31일 국내 자본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 넥슨 인수 입찰에 참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넷마블은 넥슨 인수를 통해 모바일과 PC온라인을 아우르는 종합 게임사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입니다. 또 인기 게임 IP(지식재산권)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인수가 성사되면 연매출 4조7000억원 규모의 게임사로 재탄생해 글로벌 톱10 진입이 가능해집니다.

넷마블을 창립한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의 의지도 강합니다. 방 의장은 "평생의 꿈은 글로벌 톱5의 한국 게임회사를 일구는 것"이라며 넥슨 인수에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에 앞서 인수 의사를 밝힌 카카오 역시 이번 인수전을 중요하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넥슨의 IP를 활용하면 올해 상장을 계획 중인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가치를 한 단계 높일 수 있고 인수를 통해 두 회사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다만 넥슨 인수전의 핵심은 자금입니다. 일본 증시에 상장된 넥슨의 시가총액은 약 1조엔(한화 약 10조원)입니다. 관련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예상 매각액이 12조원 정도가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현재 넷마블과 카카오의 현금성 자산을 포함한 가용자금은 약 1조2000억원에 불과합니다. 이는 넥슨을 인수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이런 이유로 양측 모두 재무적 투자자(FI)의 참여가 필수적인 컨소시엄 구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넥슨의 또 다른 인수 후보자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텐센트의 존재감이 높아졌습니다. 우선 최근 10년 새 글로벌 공룡기업으로 성장한 텐센트는 넥슨의 개발 자회사인 네오플이 2005년 출시한 '던전앤파이터'를 2008년부터 중국 내 독점 서비스 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넥슨과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텐센트는 넷마블 지분 17.7%, 카카오 지분 6.7%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두 회사 모두 텐센트와 지분으로 얽혀 있는 관계라 텐센트가 이들의 넥슨 인수에 막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텐센트가 이들의 배후에서 상당 자금을 지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어느 회사가 넥슨 인수에 성공하든 텐센트는 넥슨을 간접 지배할 수 있으며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 관련 업계 관계자는 "넥슨 인수 입찰이 다가오면서 이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인수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넷마블과 카카오는 물론 텐센트의 행보를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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