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공룡 조선사' 탄생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홈페이지 화면 캡처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공룡 조선사' 탄생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홈페이지 화면 캡처

[비즈월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가시화 되면서 '공룡 조선사'가 탄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만 노조 반발 등이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지난 1월 31일 오후 대우조선해양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민영화 관련 입장을 밝혔습니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 지분(55.7%)을 현대중공업 또는 삼성중공업에 매각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삼성중공업은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조선 인수와 관련해 제안을 받아 검토할 예정입니다. 현대중공업 역시 제안을 받았으며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 인수를 포기하면 3월 중 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입니다. 조선업계에서도 삼성중공업보다는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하게 되면 말 그대로 공룡 조선사가 됩니다. 이미 글로벌 시장 톱인 현대중공업이 2위인 대우조선과 합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조선업계와 영국의 조선·해운 전문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1114만5000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점유율 13.9%)의 수주잔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2위는 584만4000CGT(7.3%)의 대우조선으로 인수가 이뤄지면 현대중공업은 총 수주잔량은 1698만9000CGT, 점유율 21.2%를 확보하게 됩니다. 이는 3위인 일본 이마바리조선소 수주잔량 525만3000CGT(6.6%)의 3배가 넘는 수준이며 5위인 삼성중공업(4723CGT)의 4배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여기에 인수로 인한 시너지 효과도 상당합니다. 선박을 건조하는 대형 수조인 도크 수 총 16개(현대중공업11개+대우조선 5개)가 되면서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 상대가 사리지게 됩니다. 또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선점하고 있는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선종 수주 경쟁에서도 우위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인수까지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당장 현대중공업은 국내뿐 아니라 유럽, 미국 등 전 세계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합니다. 심사에 수개월이 걸리는 것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독점 체제 논란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양사 노조의 반발이 예상됩니다. 사업 영역이 거의 유사한 만큼 두 노조가 이번 인수에 반기를 들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대우조선 인수 추진 소식에 임금 및 단체협약 2차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연기하기도 했습니다.

대우조선 노조는 고용안전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인수 전후 경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을 이유로 구조조정을 진행할 수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대우조선 노조 관계자는 이를 두고 "고용안정이 불안해질 수 있어 동종업계 매각에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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