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첫 방중(訪中, 12월 13~16일) 국빈 방문 성과를 놓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의 첫 방중(訪中, 12월 13~16일) 국빈 방문 성과를 놓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6월 미국 방문에서 한국의 한반도 문제 주도적 역할을 인정받아 '첫 산'을 넘었고, 중국 국빈방문으로 '또 하나의 산'을 넘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청와대 바깥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쉬움이 많았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경제교류 재개 물꼬를 트긴 했지만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 개시를 제외하곤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사드 관련해 우리 측에 책임있는 처리를 다시 요구했다. 이를 협력관계 조건으로 달았다. 사드를 빌미로 한 중국의 압박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여전하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취임 후 해외 순방 중 가장 다사다난했다. 국빈방문에 격에 맞지 않는 중국 측 대응에 한국기자 폭행사고까지 터지면서 오점을 남겼다.

◆북핵 해법 '4대 원칙' 합의…사드 불씨 남아

문 대통령은 방중 기간 양국이 서로의 입장을 인정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역지사지'를 지속 강조했다. 사드 문제는 완전히 봉인하고 양국의 미래를 논의하자는 취지였다.

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4일 확대, 소규모 정상회담을 가졌다. 우려했던 '3불(사드 추가배치·미 MD체계 편입·한미일 군사동맹 추진 불가)' 이행 촉구는 없었다.

북핵 해법에서도 거리감을 좁혔다. ▲한반도에서의 전쟁 불용 ▲비핵화 원칙 확고히 견지 ▲북핵 문제 평화적 해결 등 '4대 원칙'에 합의했다.

하지만 시 주석은 사드 문제를 재차 테이블에 올렸다. “한국이 (사드를) 계속 중시하고 적절히 처리하기를 바란다”면서 압박했다. 관계 정상화 관련해서도 지난달 베트남 APEC정상회의 계기 회담에서 취한 태도에서 진전된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사드를 빌미로 한 중국의 한국 압박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중 외교 전략의 전면 수정 필요성이 제기된다.

양국은 북한을 향한 제재와 압박 강화측면에선 구체적인 협의점을 찾지 못했다. 중국의 대북 원유 공급 중단 요청 등 우리 측의 구체적인 요청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외교 성과 미흡…추후 실행이 중요

경제외교 성과로는 한중 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 개시 등이 꼽히지만 발효 2년 안에 추가 협상이 예정됐던 사안이다. 에너지·검역 분야 협력은 구체적인 목표와 실행 계획이 없다. 양국 정부 간 협력 채널을 신설하는 차원에 그쳤다.

역대 최대인 220여개 기업, 260여명 규모로 경제사절단을 꾸려 중국을 찾았지만 이에 걸맞는 경제 실리는 취하지 못했다. 한국 대기업의 중국 현지 투자발표 소식도 없었다.

문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의 면담에서도 '한중 경제교류 재가동'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리 총리는 사드 보복조치 해결 언급 관련해 “중한관계가 발전하면 한국기업은 많은 혜택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확답 없이 조건을 내걸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경제를 포함한 전방위 분야의 온전한 관계 정상화를 약속했다”며 “소통 채널 강화로 다양한 협력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방중에서 신(新)남방·신북방정책과 시 주석의 일대일로 구상의 연계점을 찾는데 집중했다. 양국 간 더 큰 경제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선언적 수준이어서 실제 성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중국의 '홀대론' 불거져…기자 집단 폭행 '오점'

문 대통령 순방 기간 중 중국 측의 부족한 배려가 연이어 지적됐다. 공항 영접을 나온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는 차관보급이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공식환영식에서 문 대통령의 팔을 툭 쳐 결례 논란을 일으켰다. 문 대통령과 중국 고위 인사 간 식사 자리가 적었다는 것도 '홀대론'의 배경이다.

청와대는 홀대설에 분명히 선을 그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중국서열 1위 시 주석은 물론 2위 리 총리, 3위 장더장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등을 모두 만났고, 중국 '차세대 지도자'로 주목받는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와 오찬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꼭 밥을 먹어야만 한다는 주장도 이해가 가지 않으며 홀대설을 제기하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경호원의 한국기자 집단폭행이라는 불상사가 터졌다. 문 대통령의 한중 무역파트너십 행사를 취재 중이던 청와대 출입 사진기자 2명이 중국 경호원 십수명으로부터 폭행당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다친 기자를 긴급 치료하고 귀국시켰다. 중국 측에 공식 항의했다. 중국 공안이 사건을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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