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 최근 3년 동안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표=CEO스코어 제공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 최근 3년 동안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표=CEO스코어 제공

[비즈월드]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 최근 3년 동안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쟁사나 자사에 운영 계획에 따라 차별화된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것은 또다른 방식의 투자나 기술력 확보,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주요한 수단인데도 불구하고 소극적으로 나선 것입니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국내외 경제사정의 악화와 미래의 불확실성일 것입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최근 발표한 500대 기업의 2015년부터 2018년 11월까지 최근 4년 동안 국내 500대 기업의 M&A 실적을 비즈월드가 분석한 결과 372개사 인수에 사용된 전체 비용은 42조9808억700만원이었습니다.

이는 2015년(6조1563억9500만원) 이후 최소 금액입니다. 500대 기업은 2016년 12조5066억9800만원까지 M&A을 크게 늘렸습니다. 이런 추세는 2017년 15조665억9400만원까지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11월말까지 9조1102억6900만원으로 감소했습니다. 전년도에 비해 40%선까지 추락한 것입니다.

올해 2018년 11월말 기준으로 M&A 금액별 상위 20개 사의 M&A 성적표는 더 보잘 것 없습니다.

이 기간 해당 기업들은 2015년 4조1534억4500만원을 투입했습니다. 이런 추세는 2016년(11조6364억5200만원), 2017년(12조5385억7800만원)으로 증가했습니다. 반면 올해는 7조337억3400만원으로 전년보다 44%까지 쪼그라들었습니다.

2017년 M&A에 9조2727억200만원을 사용했던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기준일까지 단 1원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2017년 M&A를 벌였다가 올해 전혀 M&A 실적이 없는 곳은 넷마블, 한일홀딩스, 화인인더스토리, 동원산업, 유진기업 입니다.

2016년 이후 2년 동안 M&A를 벌이지 않은 곳은 CJ CGV, 한화 에어로스페이스, SK네트웍스, LG화학 등이며 세아베스틸, 아시아나항공 등 2곳은 2015년 이후 M&A에 전혀 나서지 않았습니다.

물론 마땅하게 인수합병할 기업이 없을 경우 무작정 큰돈을 들여 M&A를 강행할 필요는 없습니다. 또 자체 기존 사업을 다지는데 주력했다면 역시 M&A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것입니다.

최근 4년 동안 M&A 통계를 집계하면 하만을 인수한 삼성전자가 총 비용 10조1491억원으로 1위에 올랐습니다. 롯데케미칼과 CJ제일제당, 신한지주, 미래에셋대우, 카카오 등도 2조원 넘게 투입했습니다.

건수별로는 카카오가 33건으로 가장 많았고 NHN엔터테인먼트, 네이버, 삼성전자, CJ대한통운, CJ제일제당, LF 등도 10개사 이상씩 인수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M&A 금액 순이 1위인 삼성전자는 신성장 분야인 전장사업을 본격화하고 오디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2016년 11월 미국의 전장 전문기업 하만 인수를 결정했는데 투입 규모가 주당 112달러, 총 80억 달러(약 9조2727억원)에 달했습니다. 이는 국내 기업의 해외 M&A 역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이어 ▲롯데케미칼(3조500억원) ▲CJ제일제당(2조5394억원) ▲신한지주(2조4923억원) ▲미래에셋대우(2조3205억원) ▲카카오(2조2310억원)가 ‘톱5’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어 ▲SK㈜(1조9545억원) ▲㈜한화(1조8621억원) ▲CJ대한통운(1조1174억원) ▲호텔롯데(1조9억원)도 1조 원 이상씩 M&A에 사용했습니다.

롯데케미칼은 M&A를 통해 덩치를 키우며 롯데그룹의 대표 계열사로 급부상했는데, 2016년 삼성정밀화학(현 롯데정밀화학)과 삼성SDI의 화학사업부문(현 롯데첨단소재) 등의 지분을 인수했습니다. 미래에셋대우는 대우증권 1개 사만 인수했는데도 금액이 2조3205억원에 달해 M&A 금액 순위 5위에 올랐습니다.

500대 기업의 M&A 건수별 현황을 보면 ▲카카오가 33건으로 가장 많고 ▲NHN엔터테인먼트(25건) ▲네이버(20건) ▲삼성전자(17건) ▲CJ대한통운(13건) ▲CJ제일제당(11건) ▲LF(10건)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카카오는 ▲2015년 13곳 ▲2016년 6곳 ▲2017년 5곳 ▲2018년 9곳 등 매년 공격적인 M&A를 펼쳤는데 주로 소프트웨어, 콘텐츠 등 서비스업종 기업들이 대상이었습니다.

500대 기업을 그룹별로 분류해보면, 삼성이 10조2215억원으로 압도적 1위였습니다. 이어 ▲CJ(4조4787억원) ▲롯데(4조2234억원)가 4조원을 넘겼고 ▲SK(3조935억원) ▲한화(2조5527억원) ▲미래에셋(2조4905억원) ▲LG(2조1749억원)도 조 단위 금액을 M&A에 투입했습니다.

그룹별 인수건수는 CJ그룹이 33개사로 가장 활발했고 ▲삼성(26건) ▲LG(17건) ▲SK(12건) ▲롯데(8건) ▲신세계·현대자동차(각 7건) 그룹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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