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월드] '격동(激動)의 한 해'가 흘렀습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대한민국은 올 한 해 365일 끊임없이 역사의 한 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남북 정상이 백두산에 오르는 역사적인 장면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정부패, 미투운동 등 여러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터지며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아쉬움을 뒤로 하고 2018년 무술년(戊戌年)을 보내줘야 합니다. 이런 2018년을 지금 비즈월드가 뒤돌아봤습니다. <편집자 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 3차례 만나며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었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화면 캡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 3차례 만나며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었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화면 캡처

올해 한반도는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 차례 만나며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었기 때문입니다.

남북 화해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시작됐습니다. 판문점 연락망 개통 후 지난 1월 9일 남북은 고위급회담을 가졌습니다. 이 회담에서 남북은 평창올림픽에 북한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결정했으며 군사당국회담 개최 등의 성과를 남겼습니다. 이어 같은 달 17일 평창올림픽 실무회담에서 남북은 개막식 공동입장과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등에 합의했습니다.

2월에는 북한 정권의 실세 중 하나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했습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친서를 통해 "문 대통령을 빠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 편한 시간에 북한 방문을 요청한다"는 초청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답변은 신속히 이뤄졌습니다. 3월 우리 측의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국내 '북한통'으로 불리는 인물이 직접 방북해 제3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논의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4월 27일 판문점 남측지역인 평화의집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손을 맞잡았습니다. 두 정상은 회담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이라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공동으로 발표했습니다. 수많은 일을 겪은 남북에, 한반도에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여는 순간인 것입니다.

특히 이날 두 정상은 전 세계에 감동적인 장면을 남겼습니다. 군사분계선(MDL)을 가운데 두고 마주한 가운데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손짓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올 것을 권유했고 김 위원장은 군사분계선을 넘어왔습니다. 또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나는 언제쯤 (북에) 갈까요?"라고 묻자 김 위원장은 "그럼 지금 넘어가보자"며 문 대통령의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함께 넘었습니다.

두 정상은 약 한 달 뒤 두 번째 만남을 가졌습니다. 예정된 회담은 아니었지만 두 정상은 4·27 판문점 선언의 이행과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위한 협력 의지를 재확인한 셈입니다. 또 이 만남은 전날 취소된 북미 정상회담 하루 만의 일이라 남북 정상이 언제든 만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세계에 전하며 상당히 신선한 충격을 안겼습니다.

여름이 지나고 지난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남북 정상은 오랜 시간을 함께 보냈습니다. 이때 두 정상은 '9월 평양공동선언'이라고 명명된 정상회담 합의서에 서명했습니다. 이 선언은 ▲비무장지대(DMZ)에서의 적대 관계 종식을 통한 남북간 군사적 긴장 완화 ▲동·서해안 철도·도로 연결과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정상화 등을 포함한 경제협력 ▲2032년 올림픽 공동개최 등 문화·예술 분야 협력 ▲북한 동창리 미사일과 영변 핵 시설 등의 핵무기 폐기 등을 담고 있습니다.

당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또 한 번 전 세계의 시선을 한반도로 집중시켰습니다. 두 정상이 민족의 명산인 백두산에 함께 오른 것입니다. 또 회담 중 문 대통령은 "남북은 처음으로 비핵화 방안을 협의했다. 이는 매우 의미있는 성과"라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멀지 않았다. 앞으로도 미국 등 국제사회와 비핵화의 최종 달성을 위해 긴밀히 협의하고 협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올해 숨가쁜 여정에도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위한 과제가 다직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김 위원장의 이른 시일 내 서울 답방이 이뤄져야 하며 북미 정상회담이 원활히 진행돼야 한반도 평화 프로세서가 본격적으로 가동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철거와 남북 간 철도·도로 연결 사업 등이 순조롭게 흘러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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