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관, 늪이나 해안지역의 멸종위기종 식물 드론으로 개체군 크기와 정확한 분포정보 확보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최근 멸종위기 야생생물 식물분야 분포 조사에 드론을 처음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낙동강 배후습지에 분포한 '가시연'. 사진=국립생물자원관 제공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최근 멸종위기 야생생물 식물분야 분포 조사에 드론을 처음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낙동강 배후습지에 분포한 '가시연'. 사진=국립생물자원관 제공

[비즈월드] 무인항공기 ‘드론’의 활용도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드론(Drone)은 조종사가 탑승하지 않고 무선전파 유도에 의해 비행과 조종이 가능한 비행기나 헬리콥터 모양의 초경량비행장치를 뜻합니다.

1916년 무기를 실은 비행체가 원격으로 날아가 적을 타격하는 군사용무인기로 개발이 됐습니다. 1930년에 벌이 날아다니며 낮게 웅웅대는 소리를 본 따 ‘드론'으로 명명됐습니다. 드론은 처음에 군사용으로 탄생했지만 항공영상·사진 촬영, 배달, 기상정보 수집, 농약 살포, 건설 측량, 교통정보 수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드론의 이용이 일반화 되고 있는 가운데 개인이나 기업체뿐만 아니라 정부 기관도 예외는 아닙니다.

실제로 농촌진흥청의 경우 농작물의 예찰과 방제 작업에 농업용 드론을 활용하기 시작했으며 기상청은 드론을 이용해 도심지 미세먼지 측정과 영상 촬영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 해양수산부에서는 적조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예찰용 드론을 도입했으며 산림청은 산불예방과 산림병해충 예찰 등에 무인항공기를 활용하고 있고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고지대의 침엽수의 수목 변화를 조사하는데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환경 관련 연구자들이 직접 관찰하기 어려운 늪이나 해안, 절벽 등등에서 자라고 있는 멸종위기 야생식물 조사에 드론을 국내 최초로 활용했습니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최근 멸종위기 야생생물 식물분야 분포 조사에 무인항공기(이하 드론)를 처음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생물자원 분야에서 드론 활용은 침엽수 군락분포 변화와 고사목 관찰을 위해 쓰인 적은 있지만 멸종위기종 식물을 대상으로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올해 8월부터 10월까지 낙동강 하구 습지, 동해안 석호, 제주도 해안 등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식물인 가시연, 순채, 검은별고사리 등 3종의 분포 모습을 드론으로 촬영하고 관련 영상을 분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야생생물법’ 제2조에서 정한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총 3가지로 나뉩니다. 먼저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은 자연적 또는 인위적 위협요인으로 개체수가 크게 줄어들어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생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종을 말합니다. 또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은 자연적 또는 인위적 위협요인으로 개체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어 현재의 위협요인이 제거 되거나 완화되지 아니할 경우 가까운 장래에 멸종위기에 처할 우려가 있는 야생생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종입니다. ‘야생생물’은 산·들 또는 강 등 자연상태에서 서식하거나 자생하는 동물, 식물, 균류, 지의류, 원생생물 및 원핵생물의 종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들 멸종위기종 식물은 늪, 호수, 해안 등에 서식하기 때문에 연구자의 접근이 어려워 분포 면적 등 정확한 정보를 얻기 힘들었습니다.

연구진은 드론을 활용하면 관찰하기 힘든 장소에 사는 멸종위기종 식물의 정확한 분포 정보를 확보하는 데에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낙동강 하구 배후 습지에 분포하는 가시연과 강원도 석호에 분포하는 순채, 제주도 해안의 검은별고사리의 개체 식별과 서식지를 5m 또는 30m 상공에서 드론으로 촬영했습니다.

촬영한 영상을 정사영상으로 제작해 개체군 수와 분포면적을 분석한 결과, 가시연은 6개의 개체군이 1983㎡, 순채는 2개 개체군이 2만4179㎡, 검은별고사리는 3개 개체군이 1731㎡의 면적에 각각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여기서 ‘정사영상’이란 항공사진 또는 인공위성 등의 영상정보 등을 지형 기복에 의한 기하학적 왜곡을 보정하고 물체를 수직으로 내려다본 모습으로 변환한 사진을 말합니다.

국립생물자원관 측은 “내년 5~6월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 풍란과 Ⅱ급인 석곡의 분포 기록이 있던 제주도 서귀포의 해안 절벽 지역을 드론으로 촬영할 계획이다”라고 전했습니다.

풍란과 석곡은 난초과 여러해살이풀로 제주도와 남해안의 바닷가 절벽 등에 살고 있고 개화기가 5~6월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국립생물자원관은 멸종위기종 식물의 보전과 복원에 필요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드론 촬영과 같은 첨단기술을 멸종위기종 조사에 꾸준히 도입할 계획입니다.

대상 종은 ▲해안절벽이나 암벽위에 분포하고 있는 대청부채, 풍란, 석곡, 나노풍란, 지네발란, 콩짜개란 등과 ▲호소와 습지 안에 분포하고 있어 면적 조사가 필요한 가시연, 순채, 각시수련, 조름나물, 검은별고사리, 전주물꼬리풀 등 ▲산 정상에 널리 분포하고 있어 개체 수 확인이 어려운 한라솜다리, 한라송이풀, 섬개야광나무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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