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음성인식 AI스피커 '기가지니' 참고사진=비즈월드 DB
KT의 음성인식 AI스피커 '기가지니'. 참고사진=비즈월드 DB

[비즈월드] 인공지능 스피커의 각축전이 뜨겁습니다. 국내 주요 통신사는 물론 포털과 SNS 업체까지 나서 저마다 인공지능 스피커 제품을 내놓고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외국 정보통신사들도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이제 인공지능 스피커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아이템으로 부상했습니다.

20여년 전부터 스마트 홈을 주도할 디바이스가 무엇이 될 것인가에 대한 논쟁은 끝없이 이어져 왔습니다. 초기에는 TV에 멀티미디어 기능이 부가되면서 PC냐 TV냐의 진영 싸움이 치열했습니다. 수년 동안 이어져온 이 논쟁에 다시 셋톱박스가 가세했습니다. 90년대 후반 CATV 시장이 새로운 사업자 선정 및 M&A 허용 등 구조 변혁이 이루어지고 가입자는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이 때 셋톱박스가 스마트 홈의 허브로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일었고 실제로 셋톱박스에 컴퓨터의 전용이었던 여러 기능이 부가됐습니다. 그러나 이들 세가지 아이템은 각각 저마다의 역할은 수행할 수 있었지만 스마트 홈을 콘트롤할 타워로서의 역할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각각 장단점이 있었고 20%씩 부족했던 것입니다.

오히려 스마트폰은 다소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더 훌륭한 스마트 홈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외출한 상태에서 홈 디바이스 콘트롤이 가능한 수준까지 발전했습니다. 스마트 폰은 가장 진화된 스마트 홈 콘트롤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도 진정한 스마트 홈의 허브는 아닙니다. TV 세트로 따지면 리모콘과 같은 역할입니다.

LG전자가 2017년 4월 출원해 2018년 11월 1일 공개한 '오디오 장치 및 그 제어 방법'에 관한 특허 도면. 그림=키프리스 캡처
LG전자가 2017년 4월 출원해 2018년 11월 1일 공개한 '오디오 장치 및 그 제어 방법'에 관한 특허 도면. 그림=키프리스 캡처

인공지능 스피커는 어떨까요? 현재 개인비서로서의 역할은 상당히 높은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집안의 전자 디바이스를 콘트롤하는 허브로서의 기능이 가능할까요? 답은 ‘가능하다’입니다.

여기에 스마트폰과의 네트워킹을 강화하면 집 안에서든 집 밖에서든 공간을 가리지 않고 가정의 전자제품을 콘트롤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가구까지 센서를 부착해 지능화하는 단계이므로 센서를 이용한 각종 기기와 인공지능 스피커와의 연결 및 작동은 충분히 가능하고 현재 그렇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에는 아마존이 가장 먼저 뛰어들었습니다. 이미 3년 전 스마트 홈용 스피커 ‘에코’를 선보였고 그 이후에 ‘에코닷’ ‘아마존 탭’ 등 후속 제품을 계속 선보이고 있습니다. 음성비서 기능 ‘알렉사’를 탑재했으며 음악감상 날씨 등 뉴스 청취 등이 가능합니다.

애플도 지난해 음성인식 비서 ‘시리’를 탑재한 스마트 스피커 ‘홈팟’을 선보였습니다. 메시지 송수신, 팟캐스트 재생, 음악감상, 조명 점멸 및 밝기 조절, 온도조절 등이 모두 가능합니다. 스마트 홈의 허브 역할로 손색이 없습니다. 여기에 애플의 최대 장점인 음원 스트리밍을 아이폰과 연동해 넣어 최강의 뮤직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최대 경쟁자 구글도 이 트렌드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구글 홈’을 통해 시장을 파고들기 시작했습니다. 스피커 모양의 거치형 인공지능 개인비서입니다. 물론 음성인식을 기본으로 합니다. 사람과 대화하는데 좀 더 자연스러워졌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 분야에서는 한국도 뒤지지 않겠다는 각오입니다. SKT, KT 등 통신사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습니다. SKT가 공급하고 있는 ‘누구’는 미국의 글로벌 경쟁사들이 내놓은 인공지능 스피커에 비해 떨어지지 않습니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는 물론이고 조명 제습기 등의 가전기기를 제어합니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일정관리 등의 비서 역할도 수행합니다. 앞서 이야기한 스마트폰과 연동해 집 밖에서 스마트폰으로 누구와 대화하며 가정의 전자기기를 제어할 수 있습니다.

KT역시 인공지능 스피커 ‘지니’를 활용해 이 시장 공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음원서비스 용도로 사용했으나 점차 인공지능 홈 비서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KT는 지니를 자사의 강점인 IPTV와 강하게 결합시키려 합니다. 둘의 시너지를 극대화시켜 시장을 넓히겠다는 전략입니다.

그밖에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 기업들, 삼성전자 등 전자 대기업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거나 준비하고 있습니다.

표=특허청 제공
표=특허청 제공

그래서인지 인공지능 스피커와 관련된 기술 개발 및 특허 출원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특허청에 따르면 자연어 처리 기술이 적용된 인공지능 스피커 관련 특허 출원이 지난 2008년~2012년 사이 5년 동안 5건 밖에는 없었지만 그 이후 2013년~2017년까지는 41건으로 8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자연어 처리 기술은 음성인식의 핵심기술로 자연어를 잘 이해할수록 인공지능 스피커와 사람과의 대화를 가능케 하고 소통 능력을 높여 줍니다.

특허청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공지능 스피커와 같은 스마트 홈 기술에 대한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인공지능 스피커 기술은 휴대폰, 생활가전 등과 접목된 스마트 제조업 분야이므로 특허 포트폴리오를 선점하고 강한 특허 창출 전략이 중요하다”라고 밝혔습니다.

표=특허청 제공
표=특허청 제공

자연어 처리 기술이 적용된 인공지능 스피커의 특허 출원의 경우 2016년까지는 총 2건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갑자기 34건으로 늘어납니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29건이 출원됐습니다.

출원인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전체의 11%를 점유했고 개인발명자도 8.7%였습니다. 개인발명자는 자연어 처리 분야의 엔지니어들로 보입니다. 그 뒤로 중소 전문 개발업체인 로보러스가 6.5%, LG 전자가 4.3%의 비중을 나타냈습니다.

저작권자 © 비즈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