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낭텀(Pierre Nanterme) 엑센츄어 회장 겸 CEO. 사진=엑센츄어 홈페이지 캡처
피에르 낭텀(Pierre Nanterme) 엑센츄어 회장 겸 CEO. 사진=엑센츄어 홈페이지 캡처

[비즈월드] 엑센츄어(ACCENTURE)는 세간에 글로벌 컨설팅 그룹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00년대 이전에는 외국계 컨설팅사들을 일컬어 ‘파워포인트 몇 장 만들어 주고 고가의 수임료를 받아 고수익을 올리는 기업’이라는 좋지않은 이미지도 일부 있었습니다. 수십억원을 주고 이들에게 컨설팅을 맡기는 대그룹을 곱지않은 시선으로 바라본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컨설팅 결과물 이면에 얼마나 많은 기술적 노하우와 경험이 쌓여 있는지를 아는 이는 드뭅니다. 엑센츄어도 그 대표적인 기업입니다.

엑센츄어는 100여년 전인 1913년 세워진 회계법인 아서앤더슨의 기업 컨설팅 부서였던 앤더슨컨설팅이 1989년 분사해 설립한 기업입니다. 국적은 미국이지만 법인 소재지는 아일랜드의 더블린에 있습니다. 사업 영역은 미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사업적인 사정과 조세정책에서 유리한 지역이 어우러진 결과입니다.

엑센츄어 랩 연구분야. 사진=엑센츄어 홈페이지 캡처
엑센츄어 랩 연구분야. 사진=엑센츄어 홈페이지 캡처

엑센츄어라는 이름은 아서앤더슨과의 관계를 청산한 2000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37만여 명이 근무하면서 매년 30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톱 컨설팅 그룹이지요.

그러나 엑센츄어는 단순한 개념의 컨설팅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기술이 접목되고 경영 프로세스 개선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제안, 기업이 실행하도록 코치합니다. 그 결과는 엑센츄어의 지식재산으로 고스란히 남아 영업 및 마케팅의 무기로 쓰입니다. 기술 및 경영전략 수립, 관련 컨설팅, 디지털 사업, 아웃소싱 및 SI(시스템통합), 화학 등 주요 제조업종, 심지어 전문 보안 분야까지 뻗어 있습니다.

엑센츄어에 입사하면 신입직원들은 컴퓨터 코딩부터 습득합니다. 전 직원이 컴퓨터 전문가로 양성됩니다. 실제로 솔루션을 개발하는 SI(시스템통합) 부문도 운영하고 있으며 오라클 등 세계적인 정보기술업체들과 협력해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응용 기술을 개발해 내고 특허로 등록합니다.

지난 10년 동안 엑센츄어가 출원한 특허 동향과 동종 분야 30개 기업의 평균 비교. 표=위즈도메인 제공
지난 10년 동안 엑센츄어가 등록한 특허 동향과 동종 분야 30개 기업의 평균 비교. 표=위즈도메인 제공
지난 10년 동안 엑센츄어가 등록한 특허 동향과 동종 분야 30개 기업의 평균 비교. 표=위즈도메인 제공

특허 분석 전문 기업 위즈도메인의 시스템을 이용해 엑센츄어 특허를 분석한 결과 이 기업이 보유한 특허는 2500개를 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허 수만 보더라도 엑센츄어는 단순한 컨설팅 기업이 아닙니다. 정보기술 및 경영 분야를 망라하는 그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엑센츄어의 권리가 유효한 특허의 기술부문별 현황. 표=위즈도메인 제공
현재 엑센츄어의 권리가 유효한 특허의 기술부문별 현황. 표=위즈도메인 제공

지난 10년 동안 출원된 특허 포트폴리오와 비중을 보면 ▲디지털 데이터 처리 55.28% ▲데이터 프로세싱 18.43% ▲디지털 정보전송 4.09% ▲데이터 인식 3.46% ▲전화 및 화상통신 4.28% ▲경보시스템 1.32% 등으로 나타납니다.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부분의 특허들이 정보기술을 활용한 경영정보시스템이거나 제조업의 생산과도 결부됩니다. 경보시스템은 보안 분야의 사업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엑센츄어의 현재 기술경쟁력등급(TCG)과 기술력점수(TSS). 표=위즈도메인 제공
엑센츄어의 현재 기술경쟁력등급(TCG)과 기술력점수(TSS). 표=위즈도메인 제공

이런 포트폴리오의 구성은 전형적인 글로벌 IT 기업, 즉 IBM, HP,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의 특허 분야와 일치합니다. 엑센츄어는 다른 글로벌의 쟁쟁한 기업들과의 경쟁 속에서도 상위 14위를 차지했습니다. 기술경쟁력 부문에서도 상위 0.1%에 해당하는 AAA 등급입니다.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입니다. 엑센츄어가 얼마나 기업 역량을 R&D에 쏟아 붓고 있는지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엑센츄어가 보유한 유효 특허의 핵심 키워드를 추출한 워드크라우드. 표=위즈도메인 제공
엑센츄어가 보유한 유효 특허의 핵심 키워드를 추출한 워드크라우드. 표=위즈도메인 제공

엑센츄어가 보유한 특허의 내용을 들여다 보면 그 성격은 더 명확히 나타납니다. 엑센츄어 유효 특허의 핵심 키워드를 추출한 워드크라우드를 들여다 보면 마찬가지로 IT와 관련된 용어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또한 그동안의 컨설팅이 IT기술을 활용한 경영혁신, 생산혁신, 기업 자산의 디지털화 등 IT 요소가 일반적으로 포함되어 있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엑센츄어의 글로벌 특허 출원 현황. 표=위즈도메인 제공
엑센츄어의 글로벌 특허 출원 현황. 표=위즈도메인 제공

엑센츄어는 특허 등록이 미국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10년 동안 출원 건수 중 미국 출원이 1681건으로 절대 다수입니다. 그 외 EU가 606건, 호주가 593건, 캐나다 473건이며 중국에도 281건을 출원했습니다. 그 밖의 국가들은 100건 미만이며 한국의 경우 30건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특허 출원이 적은 이유는 알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 대목에서 컨설팅을 영위하는 국내 기업의 현실을 보면 단서가 나타나는 듯합니다. 한 예로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의 경우 특허 등록 실적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한국의 경우 컨설팅 분야에서의 지식재산권 축적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굳이 등록하지 않아도 영업 및 마케팅 활동을 수행하는 데 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은 아닐까요?

엑센츄어의 특허 매입 동향. 표=위즈도메인 제공
엑센츄어의 최근 5년 동안 특허 매입 동향. 표=위즈도메인 제공

이 기업은 필요하면 특허를 매입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엑센츄어는 지난 2014년에 11건의 특허를 매입한 데 이어 2015년에 7건, 2016년에 1건, 2017년에 6건의 특허를 매입했습니다. 기술 투자의 중요성을 인식한 데 따른 경영행위입니다.

엑센츄어의 지식재산권 현황을 보면 컨설팅 사업의 요체가 무엇인지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말로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과 개인, 회사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이를 토대로 한 수치화, 수치를 기반으로 한 미래 전망과 나아갈 방향 도출 등이 필요하고 그 근저에는 다양한 과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인프라로 뒷받침하는 지식재산의 토대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엑센츄어는 그런 면에서 자타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글로벌 톱 컨설팅 그룹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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