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를 이용한 고층건물 화재 진압 시스템 및 방법' 특허 도면. 그림=특허정보넷 키프리스 캡처
'무인기를 이용한 고층건물 화재 진압 시스템 및 방법' 특허 도면. 그림=특허정보넷 키프리스 캡처

[비즈월드] 과거 우리는 화재 진압 과정에서 수 많은 소방공무원들의 희생을 안타깝게 바라봐야만 했습니다. 그들의 임무가 불을 끄는 작업이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종종 발생하는 사고로 인식될 지는 모르지만 소중한 인명의 상실이라는 점에서 희생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은 이어져 왔습니다.

과거에는 불에 타지 않는 소재로 옷을 만들고 안전모와 고글을 착용하는 등의 외부 보호장치 개발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사람을 대체할 수 없다는 기술적인 한계 때문에 최대한 사람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기술 개발이 이루어졌던 것이지요.

그러나 요즘은 달라졌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 로봇과 드론, 인공지능 등이 빠르게 소방 기술로도 접목되고 있습니다. 이제 위험한 화재 진압에 사람이 직접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이런 기술들은 현실에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이 가열돼 폭발직전까지 이르렀을 때 일본은 원전의 열기를 식히기 위해 무인보행살수차를 투입했습니다. 큰 성과를 거두었음은 물론입니다. 또 지난 2017년 미국 LA 북부에서 일어난 산불 현장에는 드론이 투입됐습니다. 드론은 공중에서 산불을 추적하며 화재경로 및 화재 중심부를 파악했고 어느 지점에 소화기를 집중해야 불길이 잡힐 것인지를 알려 주었습니다. 드론이 효율적인 산불진압에 최적의 기기라는 것이 증명됐던 것입니다.

사다리 굴절차가 도달하지 못하는 초고층 빌딩의 화재에도 드론이 활용됩니다. 고층이라는 이유로 화재 현장에 접근하기 어려워 생존자의 여부를 파악하기 힘듭니다. 동작 센서를 부착한 드론을 띄우면 몇 층에서 몇 명몇 생존해 있는지 등 자세한 정보를 획득하고 대처하게 해 줍니다. 물론 구조 현장에는 열기를 충분히 견디는 로봇이 투입됩니다.

소방용 드론과 로봇 관련 특허출원 동향(208~2017). 표=특허청 제공
소방용 드론과 로봇 관련 특허출원 동향(208~2017). 표=특허청 제공

비즈월드가 특허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소방 분야와 4차 산업혁명이 결합된 기술 개발과 특허 출원이 증가했습니다. 드론이나 로봇의 개발과 일상 생활에서의 적용이 일반화되면서 소방과 같은 특수 분야까지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많은 특허 가운데 지난 2014년 6월 ㈜에스앤티가 출원해 2016년 2월 24일 등록 받은 '무인기를 이용한 고층건물 화재 진압 시스템 및 방법' 특허의 경우 접근이 어려운 고층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한 경우 원격 조정이 가능한 무인기를 이용해 신속히 화재를 진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화재로 인한 2차 피해의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무인기를 이용한 고층건물 화재 진압 시스템 및 방법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해당 발명은 고층건물 화재 진압 시스템에 있어서, 지상에 설치되는 관제부와 상기 관제부 또는 소방서에 구비되는 화재 진압용 무인기 및 상기 화재 진압용 무인기에 소방수를 공급하는 소방차 또는 소화전을 포함해 구성된 것이 특징입니다.

특허청 주거기반심사과 관계자는 “감지센서,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로봇기술이 발전되고, 드론의 적재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이를 적용한 소방용 드론과 로봇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산학연 협력 강화를 통해 고온, 연기 및 침수 등 열악한 화재현장에서도 안정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술개발과 특화된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위해 특허권 확보가 필요하다”라고 밝혔습니다.

소방차의 접근이 곤란하더라도 화재 발생 구역으로 신속히 이동해 화재의 감시, 탐지 및 소화수를 분사하는 소방용 드론의 개발은 이미 상용화 수준으로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소방관을 보호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소방용 로봇도 현장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소방관 복장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이제는 불길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기능을 넘어서서 옷이 소방관들을 운동시킵니다. 즉 옷의 소재에 기능을 추가해 근력을 강화시키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 옷이 근육에 긴장을 주어 근육 스스로 운동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체력 단련 효과가 생겨 구조작업에 간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 기술은 수년 전부터 웨어러블 ICT 분야로 각광받아 왔습니다.

소방용 드론과 로봇의 기능(화재진압, 화재 감시 및 탐지, 인명 구조)별 출원 비율. 표=특허청 제공
소방용 드론과 로봇의 기능(화재진압, 화재 감시 및 탐지, 인명 구조)별 출원 비율. 표=특허청 제공

한편 특허청 자료를 보면 최근 10년간 소방용 드론과 로봇 관련 국내 특허 출원건수는 매년 중가해 연평균 29.9%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소방용 드론은 지난 2012년까지는 출원되지 않다가 드론의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2013년부터 17년까지 최근 5년간 53건이나 출원됐습니다. 소방용 로봇도 크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세부 기술분야별로는 소방용 드론의 경우 화재 진압용이 29건(54.7%)으로 가장 많았고 화재 감시 및 탐지용이 18건(34.0%), 인명 구조용이 6건(11.3%)이었습니다. 소방용 로봇의 경우도 화재 진압용이 34건(72.3%)으로 가장 많았고 화재 감시 및 탐지용이 8건(17.0%), 인명 구조용이 5건(10.6%)의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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