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개발한 미디어 콘텐츠 검색 기술 ‘씬 디스커버리’를 시연하는 모습. 사진=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이 개발한 미디어 콘텐츠 검색 기술 ‘씬 디스커버리’를 시연하는 모습. 사진=SK텔레콤 제공

[비즈월드] 소설, 영화, 게임, 뉴스 등 콘텐츠는 전형적인 창작의 영역이었고 인간의 가슴과 머리, 경험이 종합적으로 어우러진 문화의 영역이었습니다. 때문에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이 인간의 감성적인 영역까지 침범하리라고는 누구도 예측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에서 인공지능의 역할이 강조되고 관련 기술이 대거 개발되면서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학습능력이 고도화되면서 인간 두뇌의 기억용량을 초과하기 시작했고 스스로 지식을 쌓아 의학이나 법률 분야 등 광범위하게 인간 고유의 영역을 잠식하기 시작했습니다. 2년 전 알파고가 바둑계의 거장 이세돌 9단을 물리친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환자의 질환을 진단함은 물론 간단한 수술도 인공지능 로봇이 훌륭히 수행합니다. 법률 사무소에서 판례를 뒤적이고 있을 때 인공지능 변호사는 이미 관련 법전은 물론 판례까지 머리 속에 넣고 사건에 가장 적합한 과거의 판결문까지 찾아냅니다.

인공지능은 이제 또 다시 변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인간 창작의 영역까지 도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검색을 도와주는 수준에서 발전해 뉴스와 영화, 게임을 직접 만들고 있습니다. 소설을 쓰는 로봇까지 등장했습니다. 콘텐츠 제작도 인공지능이 담당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입니다.

네이버가 선보인 인공지능 스피커 '프렌즈'. 사진=네이버 제공
네이버가 선보인 인공지능 스피커 '프렌즈'. 사진=네이버 제공

특허청에 출원한 인공지능 콘텐츠 관련 특허는 지난해 112건에 달했습니다. 지난 2013년 11건에 불과했음을 감안하면 대단한 변화입니다. 이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가 본 궤도에 올랐음을 알려주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분야별로는 영상, 정보추천, 의료건강, 교육, 음성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미 인공지능을 활용한 음성 인식과 선택적인 음원 제공 등은 상용화된 지 오래입니다. KT나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인공지능 스피커를 플랫폼으로 활용해 맞춤형 음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도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를 통해 키즈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고 카카오 역시 이 분야에 신속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네이버 모바일에는 이미 원하는 뉴스를 찾아주는 인공지능 검색 서비스가 시작됐지요. 세대별 맞춤 콘텐츠도 제공합니다.

올레TV는 IPTV에 인공지능을 접목했습니다. 인터페이스에 주안점을 두어 시청자가 편리하게 원하는 영상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볼 수 있도록 했지요. SK 등 다른 경쟁사도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최근 ‘씬 디스커버리’라는 기술을 적용한 영상 검색 기능을 선보였습니다. 인공지능이 영화나 드라마의 내용까지 검색해 원하는 장면까지 찾아주는 것입니다. 내가 보고 싶은 배우의 특정 연기 장면만 찾아내 볼 수도 있습니다.

유튜브를 검색하면 여러 영화의 키스신 또는 격투신 등만 모아 놓은 동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이는 아마도 여러 영화를 찾아서 일일이 잘라내고 이어 붙여 편집하는 과정을 거쳤을 것입니다. 씬 디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되면 단숨에 해결됩니다.

SK텔레콤은 이를 Btv와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인 ‘옥수수’에 적용해 서비스할 예정입니다.

LG유플러스도 최근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인공지능과 콘텐츠를 체험하는 매장을 열고 다양한 인공지능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인공지능 스피커와 스포츠 중계 서비스, 지능형 CCTV, 어린이용 IPTV 등을 시연하는 자리를 마련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LG유플러스는 네이버와 손잡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소리세상’ 서비스도 내놓았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인공지능 활용 서비스는 앞으로 확대 일로를 걸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 언론사가 증권 시황과 급등락 종목 분석에 로봇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수습기자들이 책임지고 작성하는 기사 영역이었습니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교육 콘텐츠 제작도 로봇의 몫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교육 효과가 크고 아이들의 인기를 끌었던 콘텐츠를 찾아내고 그 내용을 참고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작업을 인공지능이 담당하게 될 것입니다.

복잡한 기계 설계 도면에서의 오류를 인공지능이 찾아내는 일은 3차원 설계 소프트웨어 개발사 등 글로벌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적용했던 기술입니다. 앞으로는 인공지능 스스로가 설계도를 만들어 냅니다. 현 단계는 3차원으로 스캔한 물건을 컴퓨터로 모델링하면 그 3차원 영상을 자동으로 설계도로 바꾸는 정도입니다. 앞으로는 만들고자 하는 물건의 기능과 모양만 입력해도 인공지능이 알아서 설계도면을 만들어 주는 시대가 열리게 됩니다.

인공지능의 콘텐츠 제작 도전. 앞으로 2~3년간 어디까지 발전할 지 알 수 없습니다. 이 영역에서의 기술개발과 특허 등록을 통한 지식재산권 확보에 눈을 돌려야 할 때입니다. 아직 선진국에 맞설 시간은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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