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각사 홈페이지 캡처
사진=각사 홈페이지 캡처

최근 미국 무역위원회(ITC)는 ‘애플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퀄컴이 제소한 특허 소송전에서 애플이 일부 퀄컴의 특허를 침해한 것은 사실이지만 애플 아이폰 판매 금지 요청까지는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결했습니다.

미국의 특허 전문 사이트 포스페이턴츠는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면서 ITC는 퀄컴의 판매금지 요청을 기각한 이유에 대해 ‘공익에 반한다’라고 적시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경우 특허 분쟁을 판결할 때 공익적인 요소를 중요하게 반영합니다. 외국과의 특허분쟁에서는 국익에 도움이 되는가의 여부를 많이 참조하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합니다.

ITC의 이번 판결은 예비 결정일 뿐 최종 판결은 내년 초에나 이루어질 전망입니다.

그러나 이 싸움은 1라운드였고 남은 라운드는 아직도 많습니다. 더구나 이 소송 말고도 다른 소송이 잇따르고 있어 지루한 싸움이 이어질 공산이 큽니다.

사실 특허와 관련된 분쟁의 포문은 애플이 먼저 열었습니다. [비즈월드]가 특허 분석 전문회사인 '위즈도메인'과 애플-퀼컴간의 특허 분쟁을 확인해 본 결과 지난해 1월 애플은 퀄컴이 자사의 특허를 이용해 과도한 라이선스 비용을 받았다며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당시 애플이 제시한 퀄컴의 특허는 총 9개입니다.

해당 특허는 ▲고속 데이터 통신에서의 신호 조합에 대한 방법 ▲통신 시스템에서 신호의 고속 재전송을 위한 방법 ▲셀룰러 통신망과 관련된 터미널 등에서의 파워레벨 측정과 관련된 방법 ▲여러개의 코어 네트워크와 연결된 무선 통신망에서의 트래픽 보호 방법 등 칩에 구현된 방법론들입니다. 이들 9개의 특허는 퀄컴이 자사의 반도체에 탑재한 기술들입니다. 퀄컴은 이 반도체 칩을 사용하는 세계 휴대폰 제조사들에게서 라이선스를 받아왔습니다.

애플은 퀄컴의 라이선스가 부당하게 많다는 논리를 내세워 이를 배상하라며 제소했던 것입니다. 그에 대한 싸움이 이어지면서 애플은 자사의 아이폰에 사용하던 핵심 칩을 퀄컴이 아닌 인텔 제품으로 대체했습니다.

이번에 퀄컴이 애플을 제소한 것은 이에 대한 대응의 의미가 컸습니다. 인텔 칩을 사용했어도 아이폰에 사용되어 있기 때문에 그 제조사인 애플을 제소했던 것이지요. 그에 대한 ITC의 예비 판결이 이번에 내려졌던 것입니다.

퀄컴은 이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최근 인텔 칩을 탑재한 최신의 아이폰에 대해서도 퀄컴 특허를 침해했다고 추가 제소한 것입니다. 퀄컴은 나아가 애플이 자사의 기술을 경쟁사인 인텔에 넘겨 주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소송 원안이 공지되면 대중에게 공표될 것이고 상세한 내용은 공개 즉시 보도할 예정입니다.

퀼컴이 피소된 연도별 특허 소송. 표=위즈도메인 제공
퀄컴이 피소된 연도별 특허 소송. 표=위즈도메인 제공
[QUALCOMM INC]을 제소한 상위 10개 원고 기업. 표=위즈도메인 제공
퀄컴을 제소한 상위 10개 원고 기업. 표=위즈도메인 제공

이 소송은 지금과는 별개의 다른 특허분쟁입니다. 이 싸움 역시 지루하게 이어질 것이고 애플이 인텔 칩을 포기하고 퀄컴으로 복귀하지 않는 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퀄컴은 CDMA 방식의 칩을 독점해 부를 축적한 회사입니다. 한국이 1990년대 후반, 이동통신의 표준을 CDMA로 확정하면서 퀄컴의 성장과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퀄컴의 로열티 과다 징수 논란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번 애플과의 분쟁도 유사한 맥락입니다. 퀄컴은 자신이 타 회사를 특허 침해로 제소한 것보다는 제소당한 것이 더 많습니다. 기술 독점 기업이었기 때문입니다.

표=위즈도메인 제공
퀄컴이 제소한 연도별 특허 분쟁. 표=위즈도메인 제공
퀼컴에 의해 피소된 상위 10개사. 표=위즈도메인 제공
퀄컴에 의해 피소된 상위 10개사. 표=위즈도메인 제공

한편 위즈도메인에 따르면 퀄컴이 최근 10년 동안 특허 침해로 제소한 건은 지난해의 애플 6건을 포함해 총 12건이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특허 침해로 퀄컴이 제소당한 사례는 총 65건에 달합니다. 지난 2011년의 경우 무려 12건의 침해 소송을 당했습니다.

퀄컴을 둘러싼 특허 분쟁은 앞으로 첨단 ICT 업계의 뜨거운 화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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