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비즈월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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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월드] 싸이월드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획기적인 서비스였고 한국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폐쇄성 때문에 더 날아오르지는 못했습니다.

페이스북은 싸이월드와 유사한 서비스로 출발했으나 지금은 자타가 공인하는 SNS의 패자로 군림합니다. 하버드 대학생 마크 저커버그가 2004년 초 창업했을 당시에는 하버드 대학생만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였습니다.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창업 2개월만에 미국 아이비리그에 속한 대학 모두에게로 확산됩니다. 불과 2년여 만인 2006년 전자우편 주소를 가지고 있는 13세 이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개방되지요. 2016년 기준 가입자 수는 15억명에 달합니다. 지금도 확산 일로에 있으니 현재는 가입자가 20억명에 가까울 것으로 추정됩니다.

페이스북의 성공은 무엇보다 시대의 요청에 부응하는 시의적절한 서비스를 내놓았다는데 있습니다. 기능적으로도 개방된 친구맺기, 좋은 콘텐츠에 대해서는 ‘좋아요’ 누르기 등 새로운 기능도 일조했지요.

우리나라에서도 페이스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SNS 선두주자입니다. 전 세계에 퍼져 있는 네티즌을 대상으로 교류할 수 있고 친구를 맺어 소통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페이스북이 미디어로서도 강력한 파워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페이스북은 훌륭한 언론의 기능까지 수행하고 있고 실제 언론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탁월한 서비스 플랫폼으로 대 성공을 거둔 페이스북이 수년 전부터 기술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이제 페이스북은 단순한 SNS 플랫폼 기업도 서비스 기업도 아닙니다. 기술력에 기반한 지식재산권 강자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최근 페이스북의 특허 출원 동향을 보면 그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페이스북이 출원한 특허(위)와 등록한 특허 및 동종 분야 30대 기업 특허 현황. 표=위즈도메인 제공
지난 10년간 페이스북이 출원한 특허(위)와 등록한 특허 및 동종 분야 30대 기업 특허 현황. 표=위즈도메인 제공

비즈월드가 특허 가치분석 전문기업 '위즈도메인' 및 특허청 등 관련기관 등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페이스북의 특허 출원은 매년 급증해 현재까지 등록된 특허가 6200건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단순한 SNS 플랫폼 회사라고 하기에는 대단히 많은 숫자입니다. 특허의 가치를 평가한 결과 경쟁업체를 능가하는 최상위권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초창기의 페이스북은 특허 출원이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연도별로 출원된 특허를 보면 2008년에 23건, 2009년에 45건에 불과했지요. 그러나 2010년대에 들어서부터 특허 출원은 급증하기 시작합니다. ▲2010년 123건 ▲2011년 255건으로 늘어나더니 2012년에는 갑자기 608건으로 전년에 비해 2.5배 정도로 폭증하게 됩니다. 그리고 2014년에 다시 677건을 기록하고 ▲2015년 774건 ▲2016년 954건으로 상승합니다.

2016년의 기록은 의미가 매우 큽니다. 경쟁하는 30개 상위 업체의 평균 특허 출원 854건을 앞서는 실적을 보인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경쟁업체의 면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페이스북이 가장 많이 출원하는 특허 분야가 디지털 데이터 처리 영역입니다. IBM 마이크로스프트 등 굴지의 ICT 기업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이 때문에 경쟁업체 30개에 이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들과 경쟁해 특허 출원 면에서 우위에 올라섰다는 것은 페이스북이 얼마나 연관 분야의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이는 특허 내용을 키워드로 분석한 워드클라우드 표에서도 그대로 나타납니다.

페이스북이 보유한 특허 클라우드. 표=위즈도메인 제공
기술 용어로 본 페이스북 특허 맵. 글자가 클 수록 특허 건수가 많음을 나타낸다. 표=위즈도메인 제공

등록된 특허 수를 보아도 추세는 비슷합니다. 2012년 50건의 특허가 등록된 데 이어 2013년에는 131건이 등록됐고 그 뒤 ▲2014년 291건 ▲2015년 390건 ▲2016년 455건에 이어 2017년에 679건으로 증가합니다. 올해는 현재까지 432건이 등록되었습니다.

현재 페이스북이 보유한 권리가 유효한 특허의 기술부문별 특허 현황. 표=위즈도메인 제공
현재 페이스북이 보유한 권리가 유효한 특허의 기술부문별 특허 현황. 표=위즈도메인 제공

특허 기술 영역별로는 앞서 이야기했듯이 디지털 데이터 처리 분야가 2200건으로 절대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밖에 디지털 정보전송, 데이터 프로세싱, 데이터 인식, 무선통신 네트워크, 화상통신 등의 영역이 뒤를 잇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개발자도 다수 확보하고 있습니다. 특허를 개발하는 데 투입된 연인원이 3522명입니다. 물론 중복된 숫자이기 때문에 실제 인원은 많이 줄어들지만 SNS 전문 업체로서는 막강한 개발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자체 기술력 확보에 주력하다 보니 외부로부터의 특허 매입도 줄어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2014년에는 남이 개발한 특허를 76개 매입했습니다. 그러나 2016년 50건을 기점으로 확 줄어들어 2017년에 15건을 사들였고 올해는 21건입니다. 이제는 대부분의 서비스를 자체 기술력으로 소화할 수 있는 시점에 도달했다고 보여집니다.

페이스북의 국가별 출원 현황. 표=위즈도메인 제공
페이스북의 국가별 출원 현황. 표=위즈도메인 제공

그래서인지 페이스북이 해외에 출원하는 특허도 대폭 늘었습니다. 현재까지 호주 600여건, 일본 580여건, 캐나다 550여건, 한국에도 490건을 출원했습니다. 유럽과 중국, 이스라엘에도 각각 300건 이상의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이제는 글로벌 시장의 패권을 특허 등록을 통한 지적재산권 확보로 이어갈 듯합니다.

페이스북과 특허 포트폴리오가 유사한 상위 15개 기업. 표=위즈도메인 제공
페이스북과 특허 포트폴리오가 유사한 상위 20개 기업. 표=위즈도메인 제공

글로벌 30개 기업에서 페이스북은 11위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경쟁 우위에 있는 기업들은 IBM,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블랙베리, AT&T, 오라클, 아마존, 노키아, SAP 등입니다. 실질적으로 페이스북과는 경쟁 분야가 다릅니다. 30위 안에 드는 기업 중 페이스북과 유사한 영역에서 경쟁하는 업체는 트위터가 대표적이지요. 트위터는 22위로 나타났습니다. 익히 알려진 야후는 29위입니다.

페이스북은 창업 초기에 SNS 플랫폼으로 시작해 플랫폼 서비스의 우위를 바탕으로 성장한 회사입니다. 그러던 회사가 10년 정도 지난 시점부터 기술 역량으로도 세계 최고의 위치를 다툴 만큼의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페이스북의 향후 행보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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